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12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주청사 주소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법적 주소지가 어느 지역에 자리하느냐에 따라 상징성과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기능이 집중될 경우 통합이 또 다른 지역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내놓은 구상은 이 같은 논란의 방향 자체를 바꾸고 있다. '주청사는 한 곳'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동부·무안·광주 세 곳 모두를 주청사로 운영하는 '3극 균형체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선인 측은 22일 대변인 발표문을 통해 "동부·무안·광주 세 곳 모두가 주청사"라며 "통합특별시 안에 새로운 일극을 만드는 것은 통합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최초의 통합특별시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성장의 축이 되는 새로운 국가 발전 모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하는 통합특별시가 출범과 동시에 특정 지역 중심 체제로 운영된다면 통합의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형배 당선인의 구상은 각 청사에 고유 기능을 부여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동부청사는 법적 주소지를 두고 산업·경제 기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왔던 동부권에 성장의 상징성과 실질적 기능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무안청사는 시민주권의 중심 청사로 운영하는 구상이다. 기존 전남도청이 축적해온 행정 역량을 바탕으로 시민 삶과 밀접한 행정 기능을 폭넓게 담당하도록 하고, 부시장 두 명을 배치해 행정의 무게와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광주청사는 통합특별시의 전반적인 조정과 연결 기능을 담당한다. 정무와 기관 유지 기능을 배치해 세 청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결국 세 청사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 하나의 성장 엔진을 만드는 구조다. 주소지와 권한, 기능을 한 곳에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성장 동력을 분산시키고 상생의 구조를 제도화하는 새로운 모델인 셈이다.
특히 이 같은 구상은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7조 제3항은 동부청사와 무안청사, 광주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 청사의 균형 운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특별시가 지켜야 할 법적 원칙인 셈이다.
민형배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어느 곳도 소외되지 않는 통합"이라는 약속도 이 지점에서 힘을 얻는다. 동부와 서부, 광주 어느 한 곳도 중심이 되거나 주변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철학이 청사 운영 구상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 당선인이 직접 세 청사를 순회하며 근무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특정 청사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세 지역을 동등한 시정 운영의 축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균형을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통합특별시의 성공 모델이 없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주소지가 어디냐'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보다 어떻게 세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민형배 당선인이 내놓은 '3극 균형체제'는 통합 안의 또 다른 일극을 거부한 선언이며, 공동성장을 선택한 승부수다. 전남광주특별시가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 공식을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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