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예천군이 발주한 공공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청구하거나 세금을 잘못 지급하는 등 부적정하게 예산을 집행하려다 감사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번에 예산을 낭비하거나 부적정하게 집행하려다 적발된 예산은 총 1억1103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공공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야 할 예천군이 현장 감독을 사실상 방치하면서 군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상북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예천군 가과는 공익사업 추진 중 편입부지 내 전신주(한전주)를 옮기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이설비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인 '손실보상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개 지구에 총 281만원의 부가가치세를 과오납하여 공공재정을 낭비했다.
여기에 현장 감독 소홀로 인해 허위·과다 청구된 공사비 규모는 무려 1억822만원에 달한다. 감사실은 예천군이 부적정하게 집행한 부가가치세 환수액과 과다 계상된 공사비 감액분을 합쳐 총 1억1103만원에 대한 재정 조치를 요구했다.
공사비 과다 계상의 세부 내역을 보면 현장 관리의 부실함이 낱낱이 드러난다. 공정률 99%로 준공을 눈앞에 둔 'A 지구 소하천 정비사업'의 경우, 교량 9개소를 건설하면서 거푸집 재사용 횟수를 조정해 공사비를 낮춰야 했음에도 이를 방치했고, 실제로 설치하지도 않은 '비탈 규준틀' 37개 비용을 그대로 포함시켜 2594만원을 과다 계상했다.
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B 지구 시설공사' 현장은 더욱 과감했다. 설계에 반영된 정식 규격의 가설사무실 대신 저렴한 컨테이너를 설치해 3753만원을 과다 계상했고, 필수 서류인 시공상세도를 작성하지 않아 2709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또한 고가 장비 대신 다른 장비를 임의로 사용해 1225만원을 부풀렸으며, 토공 규준틀 44개를 설치하지 않고도 542만원의 공사비를 청구하는 등 총 4개 항목에서 8231만원의 공사비를 허위·과다 청구했다.
예천군 공사감독(공사관리관)들은 이러한 '공사비 부풀리기' 행태에 대해 감사 적발 전까지 아무런 확인이나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예천군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군민 A씨는 "주민 편의를 위해 쓰여야 할 군 예산이 정작 공사 현장에서는 검증도 없이 '눈먼 돈'처럼 퍼주기식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며 "자재를 덜 쓰고 가짜 사무실을 지어도 모르는 깜깜이 감독 체계에서 공사의 안전성과 품질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면세 대상인 부가가치세를 세금으로 낸 것부터가 공무원들의 전문성 결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군민들이 낸 혈세 수억원이 허투루 날아갈 뻔한 만큼,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과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공공 공사의 안전과 품질 체계를 뒤흔드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고 있다.
건설 전문가들은 "시공상세도 미작성과 규준틀 미설치, 임의적인 다짐 장비 변경 등은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는지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를 생략한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예산 과다 청구를 넘어 구조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인 만큼, 발주청의 상시 현장 확인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상북도 감사실은 예천군에 위법하게 집행된 부가가치세 281만여 원을 즉시 회수하고, 과다 청구된 공사비 1억 822만원을 전액 감액 조치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 공무원 2명에 대한 처분이 '훈계'에 그쳐 전형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향후 유사한 행정 공백과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보다 엄격한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과 상시 점검 체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