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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성수에 빨간 라면공장 세운 농심…신라면, 40년 만에 '놀거리' 됐다

국내 첫 '신라면 분식' 11월까지 운영…나만의 라면·수출 제품·한정 굿즈로 소비자 반응 살핀다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06.16 17:01:10
[프라임경제] 성수동 골목 한복판에 거대한 빨간 라면공장이 들어섰다. 분식집 간판을 달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라면을 사고 먹는 공간을 넘어 직접 만들고 찍고 맛보는 '신라면 실험실'에 가까웠다.

농심(004370)이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스테이지 엑스 성수 52에 '신라면 분식'을 정식 오픈했다.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선보인 국내 첫 브랜드 체험형 안테나숍이다. 오는 11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운영된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외관이다. 신라면을 상징하는 붉은색 구조물 위로 '분식 BUNSIK THE FACTORY' 간판이 크게 걸렸고, 건물 한쪽에는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는 신라면 박스 조형물이 배치됐다. '분식'이라는 익숙한 단어에 라면 공장 콘셉트를 결합해, 멀리서도 신라면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입구 왼편에는 신라면 로제 제품과 토마토, 상자 조형물 등을 활용한 포토존이 마련됐다. 매장 안내판에는 1층 '신라면 팩토리숍', 2층 '신 키친' 구성이 한글과 영어로 병기됐다. 성수동을 찾는 국내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한 공간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신라면 분식 1층에서는 공장에서 직송한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갓 만든 농심라면'을 구매할 수 있다. = 이인영 기자


1층은 '팩토리숍' 콘셉트로 꾸며졌다. 천장에는 '신라면 분식 팩토리 관람 환영'이라는 원형 전광판이 걸렸고, 매장 중앙에는 신라면 캐릭터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았다. 한쪽 벽면은 실제 라면 공정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구조물과 원형 창으로 꾸며져 있었다. 계산대 역시 '체크아웃' 표시와 함께 공장 출하 공간처럼 연출됐다.

이곳에서는 매주 공장에서 직송되는 '갓 만든 농심라면'을 판매한다.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대표 제품이 진열됐고, 일부 제품에는 '40주년' 패키지도 적용됐다. 현장 안내문에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매장으로 수급받아 선보이는 한정 메뉴"라는 설명이 붙었다. 가격은 신라면 5입 기준 5000원, 안성탕면 5입 기준 4500원 등으로 책정됐다.

굿즈존도 1층의 주요 동선이다. 티셔츠, 우산, 스페셜 에디션 세트 등 신라면을 활용한 기획 상품이 마련됐고, 티셔츠 구매 시 와펜을 붙여 직접 꾸밀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성수점 한정으로 선보이는 데몬헌터스 스페셜 에디션은 십장생과 일월오봉도 등 한국적 장수 모티브를 활용한 패키지로 구성됐으며, 1500세트 한정 판매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도 특별하다. 벽면에는 네온 형태의 신라면 로고가 빛났고, 거울에 반사된 붉은 공간이 이어지며 포토존 역할을 했다. 단순 이동 통로까지 촬영 콘텐츠로 만든 셈이다.

신라면 분식 2층에는 최대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식 공간이 마련됐다. 방문객은 SHIN 키친 메뉴와 한강라면을 현장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 = 이인영 기자


2층 체험존의 핵심은 '내가 만드는 라면'이다. 방문객은 신라면·너구리·튀김우동 중 컵을 고르고, 일반면과 굵은면 중 원하는 면을 선택한다. 여기에 12개 토핑 가운데 5개를 골라 자신만의 컵라면을 완성할 수 있다. 토핑은 파, 양배추, 표고버섯, 너구리 캐릭터 어묵, 회오리 어묵, 辛 어묵, 튀김토핑, 맛포튀김, 계란스크램블, 새우맛볼, 김치, 미역 등으로 구성됐다.

체험 가격은 4000원이다. 현장에서는 직접 고른 토핑 사진을 작은 카드 형태로 받을 수 있고, 사진을 업로드하면 패키지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면 한 컵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개인화된 기념품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방문객은 신라면·너구리·튀김우동 중 컵을 고르고, 면과 토핑을 직접 선택해 나만의 라면을 만들 수 있다. 토핑은 12종 가운데 5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 이인영 기자


농심이 이 공간에 공을 들인 이유는 분명하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 베이스와 면, 토핑 조합을 선호하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신라면 분식에서 접수한 소비자 의견을 향후 마케팅 활동과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성수동의 유동 인구를 활용해 신제품 가능성을 살피는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함께 만드는 라면' 공간은 실제 취식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2층 식당 공간은 최대 5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SHIN 키친'과 'SHIN 월드 한강라면'으로 나뉜다.

SHIN 키친에서는 농심 연구원 추천 메뉴와 온라인 인기 레시피를 정식 메뉴로 선보인다. 메뉴판에는 辛 산라탄탄면, 신계치, 辛 냉라면, 辛 아부라소바, 신라면볶음밥, 辛 아사도 삼겹라면 등이 올랐다. 대부분 6900원이며, 아사도 삼겹라면은 7900원이다.

현장에서 맛본 아사도 삼겹라면은 일반 봉지라면보다 한 끼 식사에 가까웠다. 신라면 국물 위에 얇게 썬 삼겹살과 양파, 파, 깨, 특제 다데기가 올라가 매운맛에 고기 풍미를 더했다. 구미라면축제에서 1위를 차지한 메뉴답게 익숙한 신라면 국물에 프리미엄 토핑을 더한 구성이었다.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辛 산라탄탄면(오른쪽)'과 구미라면축제에서 1위를 차지한 '辛 아사도 삼겹라면'. = 이인영 기자


신계치는 온라인에서 익숙한 '계란·치즈 라면' 조합을 쿠지라이식 볶음라면처럼 풀어낸 메뉴다. 국물을 자작하게 남긴 면 위에 계란과 치즈가 녹아들어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잡았다. 이 밖에 辛 산라탄탄면은 참깨드레싱과 식초를 더해 고소하고 새콤한 국물 맛을 강조한 연구원 추천 메뉴로 소개됐다.

SHIN 월드 한강라면은 즉석 라면 조리기를 활용해 국내 제품과 수출 전용 제품을 끓여 먹는 공간이다. 메뉴판에는 순라면, 신라면김치, 신라면똠얌, 신라면볶음면치즈, 너구리볶음면, 신라면볶음면똠얌 등 수출 제품이 표시됐다. 국내 소비자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해외 전용 라면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가격은 제품별로 4000~5000원대다.

사이드 메뉴로는 고기산적, 닭강정, 계란후라이, 공기밥 등이 마련됐다. 농심은 라면 단품을 넘어 분식점에서 여러 메뉴를 함께 먹는 경험을 살리려는 의도를 담았다.

'내가 만드는 라면' 체험을 통해 완성한 컵라면. 방문객이 고른 토핑과 사진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패키지로 제작할 수 있다. = 이인영 기자

이번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신라면을 '먹는 제품'에서 '경험하는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신라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지만, 성수점에서는 오래된 브랜드의 익숙함보다 새롭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콘텐츠에 무게가 실렸다. 갓 만든 라면, 한정 굿즈, 개인 맞춤 라면, 해외 수출 제품, SNS 인기 레시피가 한 공간에 모인 것도 이 때문이다.

농심은 운영 첫날 별도 예약 없이 워크인 방식으로 방문객을 받았다. 향후에는 네이버예약 또는 캐치테이블 등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방문객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분식은 과거 친구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던 한국 분식점의 정서적 가치를 현대적인 복합 체험 콘텐츠로 재해석한 공간"이라며 "성수동을 찾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에게 신라면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반영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운영 중인 신라면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지난해 페루 마추픽추, 일본 하라주쿠, 베트남 호찌민, 미국 JFK 공항 등 4곳에서 운영됐으며, 이번 성수점은 다섯 번째 공간이자 국내 첫 매장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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