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마약류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 청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속과 처벌 중심의 접근을 넘어 비마약성 치료 대안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수술실 마약성 진통제 근절 및 마약 중독 치료제(비마약성 신약) 보급을 위한 지원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의존도를 낮추고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 중독 치료제 개발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원인은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속뿐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 옵션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마약성 진통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와 수술 후 통증 관리 프로토콜 개선, 관련 연구개발 지원 강화를 제안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수술 후 통증 관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가 환자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의존성과 부작용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대체 치료제 확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오피오이드(opioid) 위기가 사회문제로 확산된 이후 글로벌 제약업계 역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비보존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도 주목받고 있다. 청원에는 삼성서울병원 연구자 임상 결과가 소개됐는데, 해당 연구에 따르면 어나프라주 투여군은 수술 후 통증 관리 과정에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기존 443마이크로그램(㎍)에서 99㎍ 수준으로 감소해 약 78%의 절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나프라주는 국내 최초 비마약성 주사제 신약으로, 수술 후 통증 관리 과정에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비보존제약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12만 바이알 규모의 추가 생산에 나선 상태다.
회사는 차세대 비마약성 파이프라인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 'VVZ-2471'은 모르핀과 펜타닐, 코카인 의존성을 낮출 가능성을 확인하며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로부터 약 640만달러(약 98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관심 확대가 단순히 특정 제품의 수요 증가를 넘어 의료 현장의 통증 관리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화와 수술 건수 증가로 통증 치료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대한 사회적 경계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증 관리 분야의 화두는 효과적인 진통과 중독 위험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라며 "비마약성 진통제는 환자 안전성과 의료 현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국민동의청원은 오는 7월8일까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다. 업계는 청원 결과에 따라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정책적 논의와 제도 개선 움직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