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약사·의료기기 회사가 자체 영업 조직을 갖추기 어려운 경우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CSO는 회사로부터 의약품·의료기기 판매촉진, 즉 판촉·영업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조직을 의미하며, 일종의 영업 외주라고 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최근 정부의 '불법적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근절' 과제와 관련해, 의약품 CSO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CSO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CSO가 리베이트 규제를 우회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약사나 도매상 등 의약품공급자가 약사법상 리베이트 규제의 직접 대상이었으나, CSO의 법적 지위와 규제가 상대적으로 불명확해 실제 자금 흐름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베이트 규제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다만 정부는 CSO 영업을 금지하는 방향이 아니라, 그 법적 지위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영업활동을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를 법제화하고 각종 의무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국가정상화 프로젝트'와 CSO 규제 강화
최근 정부는 CSO 문제를 단순한 개별 일탈이 아니라 의약품 유통질서와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2026년 5월 말 국무조정실 주도의 범정부 TF가 발표한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1차 과제에는 보건복지부의 '불법적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근절'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이 나란히 포함되었다.
이는 단순한 리베이트 단속을 넘어, 제약사와 CSO, 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의약품 유통·영업 구조 전반을 손보겠다는 정책 신호로 볼 수 있다. 특히 CSO 실태조사, 판촉영업의 양성화·투명화를 위한 제도 보완, 이익수수 의료인에 대한 처벌규정 마련 등이 언급되고 있는 만큼, 향후 관리·감독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고·교육·지출보고서 의무의 제도화
약사법 체계에는 의약품 판촉영업자에 관한 신고제와 교육의무가 도입되었다. 의약품 판촉영업자는 일정한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고, 24시간의 신규교육과 매년 8시간의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의약품공급자가 CSO에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위탁계약서를 작성하고, 해당 위탁계약서 및 관련 근거자료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위탁계약서에는 위탁 의약품명, 품목별 수수료율, 수탁자의 준수사항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재위탁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재위탁을 받은 자도 적법한 의약품 판촉영업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판촉영업을 재위탁한 경우에는 30일 이내에 의약품공급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지출보고서 관련 의무도 중요하다. 의약품공급자 및 의약품 판촉영업자는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작성·보관하고, 법령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제출해야 한다. 관련 장부와 근거자료 역시 5년간 보관해야 하며, 제출된 지출보고서는 공개 제도에 따라 대외적으로 공개될 수 있다.
◆CSO 활용 시 유의사항
CSO를 활용하려는 경우 먼저 상대방이 적법하게 신고된 의약품 판촉영업자인지, 교육 이수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하위 대행 구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영업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과도한 수수료는 리베이트 재원 조성 의심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제품의 특성, 영업활동의 범위, 시장 관행, 실제 용역 제공 내역에 비춰 설명 가능해야 한다. 또한 CSO가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이 적법하게 기록·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계약상 자료제출 의무와 점검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CSO 활용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영업 기능의 외주화일 뿐, 법적 책임의 외주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윤다영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과 졸업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