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139480)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 오른다. 2013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13년 만에 법적 등기임원으로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것으로, 시장의 책임경영 요구에 직접 응답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 회장을 신세계프라퍼티 각자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한 뒤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후 다시 이사회를 거쳐 각자대표로 최종 선임된다.
이마트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마무리된다. 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 회장을 이마트 각자대표로 내정한 뒤, 내년 주총 승인과 이사회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선임이 완료되면 이마트는 정 회장과 한채양 대표의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정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택한 것은 그룹이 직면한 위기와 미래 성장 과제를 동시에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고,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 인적분할 이후 이마트 대표이사도 겸했다. 이후 2013년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뒤 그룹 경영을 총괄해 왔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책임경영을 법적 지위로 명확히 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장 이마트는 그룹의 주력 사업이자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정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계열사다. 최근 스타벅스 마케팅 사태 이후 신세계그룹 전반의 쇄신 필요성이 커진 만큼, 정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로서 스타벅스코리아 이사회 구성과 운영 체계 개선까지 보다 적극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성장 축은 신세계프라퍼티가 맡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청라 등 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 리플렉션AI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부지 확보 등 실무도 담당한다. 정 회장은 당시 MOU 서명자로 직접 참여한 데 이어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까지 맡으며 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에서 이끌게 됐다.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 참여하는 그룹 내 계열사는 AG글로벌홀딩스까지 포함해 3곳으로 늘어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 합작법인인 AG글로벌홀딩스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마켓 경쟁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까지 더해지면 유통 본업, 플랫폼, 복합개발·AI 인프라를 아우르는 구조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전문경영인 각자대표로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을 내정했다. 이 대표 내정자는 1993년 신세계에 입사한 뒤 이마트 개발팀장, 신세계프라퍼티 개발담당, 개발본부장 등을 거친 개발 전문가다. 앞으로 스타필드 청라 등 주요 프로젝트 실행과 조직 운영을 맡고, 정 회장은 중장기 비전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전망이다.
스타벅스코리아도 대표 교체를 통해 쇄신에 속도를 낸다. 신세계그룹은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전무를 SCK컴퍼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 대표 내정자는 이마트 전략기획본부장, SSG닷컴 전략본부장, SCK컴퍼니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전략·재무통으로,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의 내부통제 강화와 신뢰 회복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 회장이 더 이상 '오너 리더십'에 머물지 않고 이사회와 주주 평가를 받는 법적 책임자로 나서는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유통 본업 경쟁력 회복, 스타벅스 쇄신, 지마켓 재도약, AI 인프라 신사업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책임경영 성과가 향후 그룹 평가의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