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령(003850)의 사노피 항암제 '탁소텔'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다만 동일 성분 시장 내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보령은 자체 제품인 '디탁셀' 영업권을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보령은 4일 입장문을 통해 "탁소텔 인수는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고 국내 시장의 건전한 경쟁 환경 유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보령이 사노피로부터 탁소텔의 국내외 판권과 품목허가권, 상표권 등 사업 전반에 관한 권리를 양수하는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한 결과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보령이 이미 판매 중인 디탁셀과 함께 탁소텔까지 확보할 경우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1위와 2위 품목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최대 78%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경쟁 압력이 약화되면서 품질 개선이나 가격 경쟁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향후 디탁셀 품목허가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시장 내 경쟁 제품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쟁 제한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디탁셀 영업 관련 자산을 제3의 제약사에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보령은 시정조치에 따라 디탁셀 관련 자산을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하며, 필요 시 최대 6개월의 추가 기간이 부여된다. 매각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디탁셀의 생산·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처를 탁소텔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또한 매각 이후에는 인수 기업이 요청할 경우 일정 기간 디탁셀 완제품 공급과 기술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보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세포독성항암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도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탁소텔 인수 추진 상황을 언급하며 "세포독성항암제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사업 확대와 국내 시장 경쟁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고려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탁셀 매출 규모가 연간 50억원 수준에 그치는 반면, 탁소텔은 인수 완료 이후 연간 9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령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기업의 글로벌 사업 확대 기회는 보장하는 방향을 택했다"며 "보령 입장에서도 국내 시장 지배력보다는 글로벌 항암제 사업 확대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조건 이행에 따른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