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068270)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출범하면서 바이오업계 노사 관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에서도 성과 보상과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이 등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 셀트리온지회 '유니트리온'이 최근 공식 출범했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노동조합이다.
노조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구성원들의 노력에 걸맞은 보상 체계와 실질적인 소통 구조 마련을 요구했다. 주요 요구안으로는 초과이익성과급(PS) 산정 기준 공개를 비롯해 협상 중심의 임금 결정 체계 구축,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운영을 위한 인력 확충, 순환근무 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업계가 이번 노조 출범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점에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450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영업이익은 115.5%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 이슈는 구조조정이나 실적 부진 국면에서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셀트리온은 성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과 배분과 보상 체계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노조가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도 임금 인상률 자체보다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이다. 회사가 그동안 구성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성과급 지급 기준과 평가 방식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다만 민주노총 가입이 노사 간 갈등을 확대하거나 대립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불균형한 소통 구조를 개선하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건강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동조합 설립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노사 협상 과정에서 단순 임금 인상 여부보다 성과급 산식 공개와 평가 기준, 직군별 보상 체계, 복리후생 제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와 관련해 "노동자의 단결권을 존중한다"며 "법적 절차와 원칙에 따라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바이오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노사 관계 변화와도 맞물린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노조가 파업과 준법투쟁에 나서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구성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성과 창출과 보상, 조직 운영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가느냐가 향후 노사 관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