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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원인가, 소비보조금인가" 아산페이·중구통 둘러싼 역진성 논란 확산..."포퓰리즘 경쟁" 비판도

월 200만원 충전하면 수십만원 혜택…저소득층은 충전 여력 없어 배제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06.01 09:24:46
[프라임경제] 지역화폐가 지방선거의 대표 정책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충남 아산시의 '아산페이'와 대전 중구의 '중구통'을 둘러싼 역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오세현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장 후보의 아산페이 안내문. ⓒ 아산시청


두 정책 모두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현금을 먼저 충전할 수 있는 계층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오세현 아산시장 후보는 아산페이 1조원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후보 역시 중구통 확대를 대표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지역화폐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지역화폐가 저소득층보다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아산페이는 2025년 이벤트 기간 기준 선할인과 캐시백을 합쳐 최대 18% 수준의 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월 구매 한도는 200만원으로 확대돼 한도를 모두 사용할 경우 최대 36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는 할인율이 11% 수준으로 조정됐지만 여전히 구매 규모가 클수록 혜택도 커지는 구조다. 중구통 역시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평시 7%, 이벤트 기간 최대 10%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혜택이 소비 규모와 충전 금액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월 수백만원을 충전할 수 있는 가구는 상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고령층 상당수는 충전 자체가 쉽지 않다.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지원을 받는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역 재정 전문가들은 이를 '역진적 지원 구조'로 해석한다. 생활이 어려운 계층은 충전 여력이 부족해 제도 이용 자체가 제한되는 반면,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은 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반복적으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 소진 방식도 논란이다. 대부분의 지역화폐는 캐시백 예산이 소진되면 혜택 지급을 중단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 활용 능력이 높고 여유 자금이 있는 이용자는 월초에 미리 충전해 혜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생활비 사정상 월말에야 충전이 가능한 계층은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충전할 돈이 없어 한 번 배제되고, 예산이 먼저 소진돼 또 한 번 배제되는 이중 배제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이 추진하는 중구통. ⓒ 대전 중구청


대전 중구의 경우 중구통과 대전사랑카드 가맹점이 상당 부분 중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두 지역화폐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용자는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이 역시 충전 여력이 있는 계층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역화폐 정책을 둘러싼 또 다른 논쟁은 효과성 문제다. 오세현 후보는 아산페이 1조원 발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김제선 후보 역시 중구통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발행 규모 확대 자체가 정책 성과로 부각되고 있을 뿐 실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검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아산페이는 수요예측 논란과 국비 반납 우려, 공무원 구매 실적 성과평가 반영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일부 시의원들은 "지역화폐가 민생 정책이 아니라 행정 성과 지표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정 여건 역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아산시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등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중심 도시로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이 있는 편이다. 반면, 대전 중구는 원도심 공동화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자체 세수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아산페이는 2025년 기준 3722억5900만원 규모로 발행됐고 국비 지원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중구통은 200억원 규모로 운영되며 캐시백 재원의 상당 부분을 지방재정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같은 지역화폐 정책이라도 재정 구조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역화폐의 성패가 발행 규모보다 정책 설계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충전 금액에 비례해 혜택을 제공하는 현재 방식은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복지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화폐 논쟁의 핵심은 단순히 발행 규모를 늘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많이 충전할수록 더 많이 돌려받는 구조가 과연 서민 지원 정책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정책 효과와 재정 부담, 형평성을 함께 따져보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화폐 지지 측에서는 지역 내 소비 촉진과 소상공인 매출 확대 효과가 실제 존재한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재정 효율성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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