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충남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의 모두발언 일부를 누락 송출한 대전MBC에 대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 =오영태 기자
선방위는 2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제4차 회의에서 대전MBC의 지난 21일자 '충남도지사 후보자 토론회' 방송에 대해 선거방송심의규정 제5조(공정성)와 제23조(방송사고 등) 위반 여부를 심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대전MBC는 지난 21일 방송된 충남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김 후보의 모두발언 약 1분가량을 제외한 채 송출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전MBC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다음 날 '뉴스데스크' 시작 전 40초간 사과방송을 진행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서는 사고 발생 경위를 설명했다.
대전MBC는 당시 보도를 통해 "재녹화 과정에서 자막 오류 부분만 편집해야 했으나, 바로 앞에 있던 김 후보의 모두발언까지 함께 삭제됐다"며 "검수 과정에서도 이를 걸러내지 못해 그대로 송출됐다"고 밝혔다. 또 "김 후보 측과 국민의힘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편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송출 사고를 인지한 즉시 후보 측과 소통하며 편집 과정의 실수였음을 설명하고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선방위 회의에서는 다수 위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지적했다. 박기완 위원은 "이 사안은 명백한 방송사고"라며 "고의성 여부와 별개로 방송사고로 인해 후보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된 만큼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무처 역시 "일반적인 방송사고는 통상 행정지도 수준에서 처리되지만, 사안이 중대하거나 윤리성 문제가 결합된 경우 법정제재가 내려진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종수 위원장이 관계자 의견진술 여부를 표결에 부쳤고, 전체 9인 위원 가운데 5인이 찬성하면서 과반으로 의결됐다. 나머지 4인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 의견진술'은 법정제재 전 단계 절차로, 향후 회의에서 제작진 등이 출석해 경위 설명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감점 사유로 반영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 기술적 실수를 넘어 선거방송의 공정성과 유권자 알권리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후보자 간 '동등한 발언 기회 보장' 원칙 훼손이다. 선거방송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엄격한 균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김 후보의 모두발언 일부가 실제 방송에서 누락되면서 시청자들이 후보 핵심 메시지를 온전히 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모두발언은 후보 비전과 선거 프레임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구간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는 평가다.
방송사 내부 검수 시스템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후보자 토론회는 일반 프로그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검증 절차가 요구되는 선거방송임에도 재편집 과정에서 후보 발언 일부가 삭제됐고, 최종 송출 전까지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작·검수 체계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오해와 선거 개입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거기간 특정 후보 발언이 누락될 경우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편파 편집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과 김 후보 측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확산됐다.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문제로 거론된다. 후보 토론회는 유권자들이 정책과 자질을 비교하는 대표적 공론장인 만큼 특정 후보 발언 일부가 빠질 경우 정보 전달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태흠 후보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며 "방송사가 만회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대전MBC는 해당 사고가 정치적 의도가 아닌 편집 과정상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선방위 판단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