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내달 2일 대규모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통신장비 제재가 부품 단까지 강도를 더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 전례 없는 강력한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내달 2일 대규모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다.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글로벌 통신 인프라 시장이 거대한 지각변동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통신장비 제재가 부품 단까지 강도를 더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 전례 없는 강력한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미국 5G 주파수 경매 개막…"투자 혹한기 끝나고 장비 공급망 재편"
통신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벤트는 단연 미국에서 시작되는 주파수 경매다. 미국 시장에서 오랜만에 일어나는 주파수 경매라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감세·재정 법안(OBBBA)에 따라 향후 3년간 800MHz에 달하는 광범위한 주파수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기대감이 남다르다.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은 단순한 주파수 낙찰 가격을 넘어 △버라이즌(Verizon)의 2027년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상향 가능성 △스페이스X(SpaceX)의 5G 지상파 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 △AT&T의 장비 공급업체 변경 및 삼성전자의 벤더 선정 여부 등 다양한 변수들로 쏠리고 있다.
이러한 변수들은 하나같이 K-통신장비 업체들의 매출 확대로 직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경우 매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 거세지는 美 대중국 규제…'몸값 뛰는' K-부품사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탈중국' 기조 역시 국내 기업들에게 강력한 반사이익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예상대로 중국 통신 장비 및 부품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이제는 중국산 부품을 일부라도 사용한 제품의 경우 미국 내 전파 인증 자체를 내주지 않는 강도 높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기지국 및 인빌딩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러한 제재 환경 속에서 면밀히 관찰해야 할 부분은 무선 통신장비 생태계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광통신 장비와는 다르게 무선 장비 분야는 사실상 미국 내 자국 경쟁 업체가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북미 통신사들은 에릭슨, 노키아를 비롯해 삼성전자, 후지쯔 등 글로벌 시스템통합(SI) 업체에 의존해야 하며, 이들에게 장비와 핵심 부품을 아웃소싱으로 공급하는 국내 기지국 부품 회사들의 몸값이 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 美 무선장비 시장 장악할 관련 기업 '주목'
전문가들은 일차적으로 케이엠더블유, 에치에프알, RFHIC와 같은 대표적인 기지국 장비 및 부품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것을 조언한다.
케이엠더블유는 무선 신호 중 필요한 주파수만 걸러주는 고주파(RF) 필터와 고성능 안테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둘을 일체화한 시스템 장비를 글로벌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통신사에 공급하고 있다.
에치에프알은 모바일 통신망의 모기지국(DU)과 무선기지국(RU)을 연결해 주는 프런트홀(Fronthaul) 광전송 장비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5G 특화망(이음5G) 토탈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인프라 공급망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RFHIC는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소재인 질화갈륨(GaN) 기반의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Amplifier)를 전문적으로 설계·제조한다. 기존 실리콘 기반 제품보다 전력 효율이 높고 고주파 대역 처리에 유리해 5G 기지국의 신호 송수신 장비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버라이즌 진출 및 후지쯔의 AT&T 벤더 선정을 염두하고 LIG아큐버와 쏠리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LIG아큐버는 통신망의 성능과 품질을 무선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테스트하고 분석하는 무선망 최적화 시험 장비(Wireless Network Optimization)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쏠리드는 건물 내부나 지하 등 전파가 잘 닿지 않는 음영 지역의 통신 품질을 높여주는 인빌딩(실내) 중계기 및 분산안테나시스템(DAS) 분야의 글로벌 강자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내달 2일 대규모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통신장비 제재가 부품 단까지 강도를 더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 전례 없는 강력한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통신 3사 주도권은 'SKT'…"배당·이익 성장 돋보여"
글로벌 장비 시장의 호조와 함께 국내 통신 3사의 펀더멘털 투자 매력도도 새롭게 재평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통신 3사 종목별 투자 매력도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제시했으며, 이중 SKT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에 대해 "SKT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3사 중 유일하게 올해 이익 및 배당의 조기 정상화 모멘텀을 명확하게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불어 올해 추진되는 인공지능(AI) 국책 사업자 선정 가능성 역시 주가 상방을 열어두는 긍정적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통신장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만큼, 2018년 당시처럼 국내 통신장비주 열풍이 향후 통신 서비스 대장주인 SKT에 대한 외국인 및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 확산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KT의 경우,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술적 반등은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인건비의 재차 증가와 배당 정체 우려로 인해 탄력적인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높은 이익 성장이 전망되고 2027년에는 자사주 소각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저 주가수익비율(PER)의 저평가 관련주로 투자 유망성을 확보하고 있다.
◆ AI와 통신의 결합,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
통신 인프라 자체의 질적 진화도 주목할 만한 트렌드다. 최근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을 무선접속망(RAN)에 직접 접목해 스펙트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필수재로 여겨지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통신망 내에서 효과적인 AI-RAN 구현이 가능하다는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비싼 GPU를 모든 기지국 단말에 분산 배치하기보다는 코어 네트워크에 지역별로 집중 운영하여 연산과 추론에만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주요 통신사인 AT&T와 티모바일(T-Mobile)은 에릭슨과 손잡고 전용 칩을 사용한 AI-RAN 인프라를 테스트 중이며, 티모바일은 시범 운영 결과 스펙트럼 효율성이 기존 대비 최대 10% 증가하고 데이터 처리량은 15%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러한 차세대 망 고도화 흐름 역시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첨단 장비사들의 장기적인 먹거리를 보장하는 핵심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하반기 통신섹터는 '미국의 폭발적인 주파수 경매 모멘텀'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중국산 배제 수혜'라는 강력한 양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장기간 움츠려 있던 K-통신장비 업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는 원년이 될지 자본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