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가 고용노동부 중재 아래 협상을 재개했지만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 특성상 생산 안정성과 납기 준수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고객사 신뢰와 수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당국 중재에도 핵심 쟁점 평행선…업계 우려 확산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전날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만나 향후 노사정 3자 대화 일정과 협상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동당국이 중재 역할을 이어가며 추가 협상 테이블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생산 안정성과 납기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달 초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한 이후 현장 복귀 뒤에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형태의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노동당국 중재 아래 여러 차례 대화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과 350만원 정액 인상, 1인당 3000만원 규모 타결금 지급과 함께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OPI) 재원으로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제기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갈등이 단순 임단협 차원을 넘어 생산 현장과 실적 변수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 선두권 기업으로 생산 일정과 품질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24시간 연속 운영 체계가 필수적이어서 인력 운영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효율성과 납기 대응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은 결국 적기에 안정적으로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생산 라인의 불안정성이 길어질 경우 신규 수주 경쟁에서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징성은 크지만 확산은 제한적"…업계 온도차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도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가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는 있지만 산업 전반으로 동일한 성과급 체계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합의안을 통해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역시 중단됐던 대화를 재개하면서 업계 관심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흐름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확산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는 상징성은 인정하면서도 산업 구조상 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일반 제약사와 동일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 호황과 대규모 수주 기반의 고수익 구조를 갖춘 반면, 국내 다수 제약사는 약가 규제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 원가 부담 확대 등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상장 제약사 상당수의 영업이익률은 10% 안팎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연구개발 투자 확대 부담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확대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업계는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안정성과 고객 대응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CDMO 시장은 고객사 신뢰와 품질 이력이 중요한 산업인 만큼, 생산 차질 우려 자체만으로도 수주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