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관심이 AI·우주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 중심의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데이터센터와 위성통신, 우주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수혜주 찾기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에서는 초대형 IPO가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유동성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PO 이후 차익실현과 성장주 자금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초대형 IPO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관심이 AI·우주 인프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 스페이스X·오픈AI IPO 본격화…"AI 투자 축 바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청서(S-1)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스페이스X는 내달 4일 투자자 대상 로드쇼를 진행한 뒤 11일 공모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모가 확정 다음날인 12일 나스닥 시장에서 첫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최대 1조7500억~2조달러(약 2500조~300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망 확대와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개발,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스타십 시험비행 성과와 관련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우주 인프라 시장 선점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는 증권신고서(S-1)를 통해 AI 컴퓨팅이 가능한 인공위성을 이르면 오는 2028년에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 데이터센터의 실패 확률이 높다는 문구까지 담았지만, 높은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 자체가 스페이스X 멀티플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 역시 오는 9월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상장 작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오픈AI IPO를 생성형 AI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오픈AI는 오는 2030년까지 약 6000억달러(약 830조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AI 경쟁이 단순 모델 성능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막대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AI 투자 흐름이 이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우주 통신망까지 연결되는 인프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스페이스X와 오픈AI IPO는 미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기준 자체를 바꾸는 상징적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미래에셋벤처투자·삼성SDS 등 '들썩'…국내 수혜주 '부각'
국내 증시에서는 스페이스X와 오픈AI IPO 기대감에 관련 수혜주 찾기도 활발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순 테마성 접근보다 실제 투자·협업 관계를 가진 종목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 관련주로는 실제 투자 이력이 있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아주IB투자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미래에셋그룹은 과거 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 지분에 투자한 바 있으며, 아주IB투자 역시 미국 법인을 통한 스페이스X 구주 투자 이력이 부각되고 있다.
이밖에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항공 부품 사업과 NASA·민간 우주 프로젝트 협력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치브이엠은 우주·항공용 특수금속 소재 공급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으며, 센서뷰는 위성통신·고주파 통신 기술 관련 테마주로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단순 IPO를 넘어 스타링크 기반 위성통신과 우주 데이터센터, 우주 물류 인프라 시장 확대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픈AI 관련주로는 삼성SDS와 LG CNS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삼성SDS는 오픈AI와 리셀러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용 AI 서비스 공급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교육기관 대상 '챗GPT 에듀' 공급에도 참여하며 AI 전환(AX)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는 전담 조직인 '오픈AI 론치 센터'를 운영하며 오픈AI API 기반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 개발과 컨설팅 사업을 확대 중이다.
카카오는 오픈AI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카카오톡과 AI 서비스 '카나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역시 오픈AI와 기업 간 비즈니스 협약(BAA)을 체결하고 AI 헬스케어와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협업 범위가 단순 제휴를 넘어 실제 서비스 구축과 사업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페이스X와 오픈AI의 초대형 IPO가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유동성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 "112조원 블랙홀 될 수도"…자금 재편·고평가 우려
시장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초대형 IPO가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유동성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스페이스X의 공모 규모는 최대 750억달러(약 104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와 오픈AI IPO만으로도 글로벌 자금 재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성장주와 반도체주 중심으로 자금 재편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경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IPO 흥행 성공 여부가 증시 전반의 수급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스페이스X와 오픈AI 등 초대형 IPO가 이어질 경우 기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존 성장주 수급에는 일시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IPO 이후 차익실현 가능성도 변수다. 증권가에서는 IPO 수혜주들이 수요예측 전까지 강세를 보이다가 상장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강기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외 상장 사례를 보면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투자회사들의 주가는 수요예측 직전까지 강세를 보이다가, 수요예측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 가치 부담도 남아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개발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픈AI도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 대비 매출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된 반면 손실 규모는 확대되면서 IPO 밸류에이션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위한 중요한 첫 단계는 스타십 발사 성공과 상용화 안착"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스타링크 V3 대량 궤도 배치와 우주 데이터센터 구현까지 순차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초대형 IPO가 증시 재평가의 계기가 될지, 고평가 부담을 키우는 변동성 요인이 될지는 상장 이후 실적과 자금 흐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