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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건물 맞붙은 여야 현수막…기장군수 선거, 정책보다 자리싸움

우성빈 선점·정명시 경선 전 계약…김쌍우 삭발 재조명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6.05.24 17:29:33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기장군 일광신도시 일원 한 상가 건물에 이번 기장군수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우성빈 후보와 국민의힘 정명시 후보의 선거 홍보현수막이 위 아래 간격을 두고 서로 경쟁하듯이 걸려 있다=서경수 기자

[프라임경제] 선거판에도 나름의 상도의는 있다.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해도 경쟁 후보끼리 같은 건물에 현수막을 거는 건 웬만하면 피한다. 일반 상가에서도 같은 업종이 한 건물에 나란히 안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괜한 충돌과 감정싸움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룰일 것이다.

그런데 부산 기장군에서는 이 암묵적 질서마저 무너진 모양새다. 한 건물 아래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성빈 기장군수 후보 현수막이, 바로 위에는 국민의힘 정명시 후보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리 흔치 않은 풍경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책 대결인지 건물 층수 대결인지 모르겠다"는 냉소도 나온다. 논란 핵심은 결국 '누가 먼저 자리 잡았느냐'일 것.

취재를 종합하면 우성빈 후보 측은 지난해 예비후보 등록 당시 이미 해당 건물과 임대 계약을 맺었다. 반면 정명시 후보 측은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 해당 건물에 후원회사무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경선 결과도 전에 이미 후원회사무실 자리부터 확보한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동만)는 지난 4월19일 기장군수 경선에서 이승우 부산시의원과 경쟁한 정명시 예비후보를 최종 후보로 의결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경선 발표 전 후원회사무실 계약까지 진행된 점은 이례적이다" "후보 확정 전 움직임치고는 상당히 빨랐다"는 등 뒷말도 무성하다.

일찍이 현수막을 내건 우 후보 캠프는 이후 정 후보 측의 계약 사실을 확인한 뒤 건물 관리인 측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기장군수 후보인 김쌍우 전 부산시의회 의원의 삭발 시위도 다시 회자된다. 김 전 의원은 지난 3월11일 국민의힘 복당 보류에 반발하며 삭발했고, "사실상 기장군수 공천 신청 기회를 막은 반민주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상임감사 취임 과정에서 탈당한 뒤 지난해 11월 복당을 신청했지만, 공천 신청 마감 직전 결국 '복당 유보' 방침이 내려졌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공천 신청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 아니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에는 정치적 불만 표출 정도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기장군수 경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 반발 배경을 다시 보게 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 역시 경선 후유증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한 채 일부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이어졌다. 결국 이번 기장군수 선거는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현수막 자리 선점과 공천 공정성 논란이 더 부각되는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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