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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선택은 다시 '토레스'…SUV 라인업 재정비 속내

아이신 8단·터레인 모드로 상품성 보강…액티언·토레스 EVX까지 동시 개선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5.20 10:17:59
[프라임경제] KG 모빌리티(003620, 이하 KGM)의 선택은 다시 토레스였다. 신차효과가 빠르게 소진되는 SUV 시장에서 KGM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내세우기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던 토레스를 다시 다듬는 방식을 택했다.

KGM은 20일 부분변경 모델 'KGM 뉴 토레스(KGM New TORRES, 이하 뉴 토레스)'를 출시하고 본계약에 돌입했다. 동시에 KGM 액티언 2027과 KGM 토레스 EVX 2027도 함께 내놓았다. 개별 모델의 상품성 개선이지만, 흐름을 보면 SUV 중심 브랜드로서 라인업 전반의 체력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토레스는 KGM에게 중형 SUV 한 차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22년 출시된 토레스는 쌍용자동차에서 KGM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다시 환기한 모델이었다. 강인한 디자인과 정통 SUV 감성, 차급을 뛰어넘는 실용성은 KGM이 시장에 가장 익숙하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였다.

뉴 토레스는 2022년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상품성을 높인 부분변경 모델이다. ⓒ KG 모빌리티

문제는 시간이 지났다는 점이다. 출시 초기의 신차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SUV 시장의 경쟁 방식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이제 디자인이나 공간성만 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인포테인먼트, 주행 질감, 운전자 보조 기능까지 함께 따진다. KGM이 토레스를 다시 손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움보다 토레스다움

뉴 토레스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아선 모델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토레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쪽이다. KGM은 강인한 외관 이미지와 정통 SUV 감성을 크게 흔들지 않았다. 대신 파워트레인, 주행 모드, 실내 사용성, 디지털 경험을 보강했다.

이 선택은 현실적이다. KGM이 가장 강하게 말할 수 있는 영역은 여전히 SUV다. 전동화와 도심형 SUV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도 KGM이 토레스를 버리기보다 다시 다듬은 것은, 브랜드가 가진 자산을 재활용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익숙한 강점을 다시 환기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외관 변화도 전면적인 이미지 전환보다 디테일을 정리했다. 기존 토레스의 강인한 인상을 유지하면서 전면 그릴과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 등을 다듬었다. 실내는 신규 센터콘솔, 2스포크 더블 D컷 스티어링 휠, 통합 공조 컨트롤 패널 등을 적용해 운전자 중심의 사용성을 높였다.

후면부는 차체와 분리된 형태의 레이어드 구조 리어 범퍼를 적용해 견고함을 배가했다. ⓒ KG 모빌리티

결국 뉴 토레스의 변화는 '새 차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 토레스가 가진 SUV 이미지를 얼마나 현재 상품 기준에 맞게 보완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부분변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행 관련 사양이다. 뉴 토레스 가솔린 모델은 1.5 T-GDI 엔진에 아이신(AISIN)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0.6㎏·m, 복합연비 11.0㎞/ℓ(2WD, 17인치 기준)의 성능을 갖췄다.

터레인(Terrain) 모드 신규 적용도 중요하다. 4WD 선택 시 제공되는 터레인 모드는 Sand, Mud, Snow & Gravel 총 3가지 모드로 구성된다. 모래·자갈, 진흙, 눈길 등 다양한 노면에서 구동력과 조향 성능을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기능이다.

이 변화는 KGM이 말하는 '정통 SUV' 이미지를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기능으로 뒷받침한다. 최근 SUV 시장에서는 도심형 편의성을 앞세운 모델이 많아졌지만, KGM은 토레스에 터레인 모드를 더하며 브랜드의 기존 강점인 SUV 본연의 감각을 다시 강조했다.

실내는 인체 공학적 설계를 반영하여 사용성을 개선하고 운전자 중심의 몰입감 높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 KG 모빌리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테나 2.5'도 같은 흐름이다. 주행 모드와 터레인 모드를 그래픽 중심으로 보여주고,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선 애플 카플레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선호도가 높은 편의 사양을 더했다. 정통 SUV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사용 경험은 현재 시장 기준에 맞춰 끌어올린 셈이다.

뿐만 아니라 KGM이 같은 날 액티언 2027과 토레스 EVX 2027까지 함께 내놓은 점을 보면, 이번 변화는 토레스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KGM은 토레스를 중심으로 SUV 라인업 전반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

액티언 2027에는 신규 인테리어 디자인과 아테나 2.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가솔린 모델에는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터레인 모드도 더해졌다. 토레스에서 보강한 주행성과 사용성 개선 흐름을 액티언까지 확장한 것이다.

토레스 EVX 2027 역시 신규 인테리어 디자인과 아테나 2.5를 적용했다. 전기 SUV에서도 사용자 경험을 손보며 라인업 간 상품성 편차를 줄이려는 모습이다. KGM 입장에서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SUV라는 하나의 브랜드 문법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

2스포크 더블 D컷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을 적용해 스포티함과 향상된 그립감을 제공한다. ⓒ KG 모빌리티

판매가격은 뉴 토레스 가솔린 모델 △T5 2905만원 △T7 3241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T5 3205만원 △T7 3651만원부터 시작한다. 액티언 2027은 △가솔린 S8 3517만원 △하이브리드 S8 3790만원, 토레스 EVX 2027은 △E5 4554만원 △E7 4753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격과 상품 구성을 보면 KGM의 의도는 비교적 분명하다. 토레스는 접근 가능한 SUV 중심 모델로 두고, 액티언과 토레스 EVX를 통해 스타일과 전동화 선택지를 보강하는 구조다. KGM이 단일 히트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SUV 라인업 전체의 체감 경쟁력을 높이려는 이유다.

◆'정통 SUV' 이후의 설득력

다만 토레스를 다시 앞세우는 전략이 곧바로 시장 반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SUV 시장은 이미 촘촘하다. 경쟁 모델들은 하이브리드 효율, 첨단 편의사양,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붙잡고 있다.

KGM의 강점은 분명하다. 정통 SUV 이미지와 실용성, 상대적으로 뚜렷한 브랜드 색깔은 여전히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성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가 실제 구매 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주행 완성도와 연비, 인포테인먼트 사용성, 사후 서비스까지 함께 설득해야 한다.

강인하면서도 세련됨을 강조한 블랙 엣지 패키지. ⓒ KG 모빌리티

KGM 관계자는 "새로워진 뉴 토레스는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토레스의 핵심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디테일과 주행 성능, 편의사양을 강화해 정통 SUV 스타일의 강인한 헤리티지를 부각시킨 모델이다"라며 "정통 SUV 감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충족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더욱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뉴 토레스 출시는 KGM이 가장 익숙한 영역에서 다시 승부를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레스의 디자인 감성은 유지하고,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터레인 모드, 아테나 2.5를 통해 부족했던 체감 상품성을 보강했다. 여기에 액티언 2027과 토레스 EVX 2027까지 함께 손보며 SUV 라인업 전체를 다시 정돈했다.

결국 관건은 토레스가 다시 KGM의 중심축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다. KGM은 여전히 SUV라는 언어를 가장 잘 쓰는 브랜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언어가 현재 시장에서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들리도록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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