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복제약(제네릭) 약가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단순히 약값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필수의약품 공급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제약사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와 의약품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반영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국민 의견 수렴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1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8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복제약의 가격 기준을 대폭 손질한다. © 보건복지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복제약 약가 산정 기준 인하다. 정부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복제약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새롭게 등재되는 복제약의 건강보험 약가 상한선도 이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높게 형성된 약가 구조를 조정하고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 분야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순 약가 인하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약가 우대 제도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보다 범위를 넓힌 '준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을 신설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이 생산한 의약품에는 약가 우대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한 지원책도 포함됐다.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낮아 생산 중단 위험이 있는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은 '수급 안정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약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소아용 의약품과 항생제 지원이 강화된다. 정부는 소아용 의약품이나 항생 주사제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 요건 충족 시 약가 가산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외국산 원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제조소에서 원료를 직접 합성해 생산한 의약품도 우대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감염병 위기 상황 등에 대비해 국내 의약품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과 필수약 품절 문제가 반복되면서 안정적인 국내 생산 체계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복제약 약가 인하 폭이 커진 만큼 중소 제약사의 수익성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약가 가산 적용 기간도 확대된다. 정부는 우대 기준을 충족한 의약품의 약가 가산 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으로 필수약 생산과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