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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지옥' 완주한 한국컴피티션, 그들이 얻은 건 데이터

뉘르부르크링 24시 종합 13위·3년 연속 완주…극한주행서 벤투스 내구성 검증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5.19 10:26:14
[프라임경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모터스포츠팀 한국컴피티션이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종합 13위를 기록했다. 성적도 의미가 있지만, 이 대회의 본질은 순위보다 완주에 있다. 24시간 동안 차량과 타이어, 드라이버, 엔지니어링 운영 능력을 동시에 시험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컴피티션은 지난 14~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아데아체 라베놀 24시 뉘르부르크링(ADAC RAVENOL 24H Nürburgring)'에 출전해 3년 연속 완주에 성공했다. 올해로 세 번째 출전이다.

뉘르부르크링 24시는 '녹색 지옥(The Green Hell)'으로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 레이스다. 약 25㎞ 길이의 트랙, 170여개 코너, 급격한 고저차, 변화무쌍한 기상 조건이 24시간 동안 이어진다. 차량 성능만으로 버틸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타이어 내구성, 피트 운영, 드라이버 교대, 변수 대응 능력이 모두 맞물려야 완주가 가능하다.

한국컴피티션은 올해 세 번째 출전에서 3년 연속으로 완주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과 일관된 주행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 팀들과 맞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 한국타이어


이번 대회에서 한국컴피티션이 사용한 차량은 포르쉐 992 GT3 R이다. 여기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고성능 레이싱 타이어 브랜드 벤투스(Ventus)가 장착됐다. 한국컴피티션은 장시간 고하중 주행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차량 밸런스와 타이어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레이스를 마쳤다.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완주는 하나의 기술 검증 결과다. 짧은 시간 안에 최고속도와 랩타임을 겨루는 일반 서킷 레이스와 달리, 하루 동안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컴피티션의 3년 연속 완주는 극한 조건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실제 경기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이어 업체에게 뉘르부르크링은 실험실 밖의 시험장이다. 긴 트랙과 다양한 노면 조건, 급격한 하중 변화, 날씨 변수는 접지력과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고속 코너링과 강한 제동, 장시간 고하중 주행이 반복되는 만큼 타이어 운영은 단순한 장착 부품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전략의 일부가 된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이번 완주가 브랜드 노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벤투스가 극한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모되고, 어떤 조건에서 접지력을 유지하며, 피트 전략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실전 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컴피티션은 장시간 고하중 주행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차량 밸런스와 타이어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 한국타이어


종합 13위라는 결과보다 중요한 것도 이 지점이다. 타이어 마모, 온도 변화, 접지력 유지, 드라이버 피드백, 피트 전략은 다음 개발과 세팅의 근거가 된다. 한국컴피티션이 쌓은 레이스 데이터는 한국타이어의 고성능 타이어 경쟁력과 연결될 수 있다.

한국컴피티션은 2009년 창단 이후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국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6000 클래스에서 종합 우승 7회를 달성했고, 2023년 24H SERIES 유러피언 대회에서는 GT 유러피언 트로피와 GT4 클래스, GT4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이번 뉘르부르크링 완주는 국내 중심의 레이스 경험이 글로벌 내구 레이스 운영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모터스포츠 후원과 한국컴피티션 운영을 연계해왔다. 모터스포츠를 단순 홍보 채널이 아니라, 고성능 타이어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장기 모터스포츠 투자 전략도 이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단기간 성과보다 실전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타이어 기술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고성능 타이어 시장에서는 실험실 성능만으로 브랜드 신뢰를 만들기 어렵다. 극한 주행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된 경험이 필요하다.

한국컴피티션은 실전 레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세팅과 타이어 운영, 드라이버 및 엔지니어 역량 강화 등 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다. ⓒ 한국타이어


한국컴피티션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극한 환경 속에서 팀 운영 역량과 타이어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한국컴피티션의 레이스 성과이면서, 한국타이어가 모터스포츠를 통해 무엇을 축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컴피티션이 '녹색 지옥'을 3년 연속 완주했다는 것은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타이어 기술을 반복적으로 검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가 얻은 것은 종합 13위라는 기록만이 아니다. 극한 조건에서 확보한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다음 기술 경쟁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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