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미국 현지 임직원 고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 관련 법제는 한국과 그 법적 규율의 체계가 다르고, 위반 시 발생하는 책임의 규모도 한국과 비교하여 매우 큰 수준이어서 한국 기업의 면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우선 한국은 근로계약서 작성이 의무사항이나(근로기준법 제17조), 미국은 주별로도 근로계약서에 대한 의무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채용이 결정되면 연봉과 복지혜택 등 조건이 기재된 오퍼 레터(Offer Letter)와 임의고용 동의서를 보내 서명을 받는 절차가 진행된다. 이 외에 미국법인과 임직원간 권리의무관계의 기초가 되는 종업원 핸드북(Employment Handbook)에 대한 직원의 서명 확인서(acknowledgment) 및 임직원에 의한 단체소송을 방어하기 위한 중재합의(Arbitration Agreement) 등 관련 서류를 빠짐없이 갖추어 둘 필요가 있다.
이 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직원에 대하여 해당 직원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된 서류가 제공되지 않은 경우 그 합의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Carmona v. Lincoln Millennium Car Wash, Inc., 226 Cal.App.4th 74 (2014) 등)도 유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근로시간 및 임금에 관한 규제(wage and hour)는 미국 노무관리의 핵심 쟁점이다. 한국의 경우 사전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과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는 ‘소정근로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실제로 일한 시간(hours worked)을 기준으로 모든 임금이 계산된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5시간 초과 근무 시 30분의 식사휴게(meal break)를, 3.5시간 초과 근무 시 4시간당 10분의 휴식휴게(rest break)를 분 단위로 기록·관리하여야 하고, 휴게시간이 미제공·단축·중단되는 등 규정 미준수(non-compliant) 휴게가 발생하면 1일당 1시간분의 통상임금(regular rate)이 페널티로 부과될 수 있는 등 매우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Frlekin v. Apple Inc. (8 Cal.5th 1038 (2020)) 판결에서는 직원들이 매장을 출입할 때 보안검사를 위한 대기시간도 사용자의 지배·통제 하에 있는 시간이므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단 몇 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라도 보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 Act)에 따라 초과근무(Overtime work)에 따른 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면제/비면제 직원 기준(Non-exempt/Exempt)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리직, 행정직, 전문직 및 외근영업직, 고액임금자 등 담당하는 업무에 따른 분류와 주급 684달러 이상 등의 임금 기준 등을 살펴보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연봉이 지급되고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Exempt 직원이며, 이외에는 회사가 정확하게 기록한 근로 시간당 임금(Hourly wage)을 받으며 일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하여 일한 경우 1.5배 또는 2배의 급여를 받는 Non-exempt 직원에 해당하게 된다.
미국법인이 임직원을 Exempt 직원으로 보아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직원들이 미국법인을 상대로 단체소송(Class action)을 제기할 위험이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해고를 예로 들면, 한국은 해고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여 회사가 패소하는 경우 회사는 해고된 기간 동안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고,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켜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등 이른바 '회복적 규제'를 기본으로 하는 반면, 미국의 고용관계는 회사 및 근로자 양 당사자가 언제든 종료할 수 있는 임의 고용(employment at will)을 원칙으로 하여, 분쟁 발생 시에도 사후적인 손해배상이 주된 구제수단이 되고 차별이나 괴롭힘 등 부당한 사유에 기한 해고에 대하여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액수의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 있다.
소송 과정에서도 한국에는 아직 도입 논의만 진행중인 증거개시(Discovery) 절차가 적용되어, 한국 본사의 대표자가 미국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의 증언(deposition) 대상이 되거나 본사 서버 자료가 제출 대상이 될 수 있는 등 분쟁의 영향이 한국 본사에까지 직접 미칠 수 있다.
나아가 주별로 회사가 패소하는 경우 패소 금액을 크게 상회하는 변호사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어, 채용 시점부터 잘 정비된 퇴직합의(Severance and Release Agreement)와 중재합의 양식을 갖추어 두는 것이 분쟁의 신속한 종결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경업금지 약정이나 기밀유지약정이 한국에 비하여 비교적 일반적이고, 이민법에 따라 근로자가 미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회사가 확인하여야 하는 등 한국과는 다른 여러가지 규제가 다수 존재하므로,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을 성장 전략으로 삼기 위하여는 미국 임직원 고용과 관련된 제반 규제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철저히 검토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강송욱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