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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골프에 빠진 남편, 황혼이혼 때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5.15 12:02:02
[프라임경제] 중년 이후 골프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생활방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은퇴를 앞두거나 자녀들이 성장한 뒤, 부부 각자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골프를 더 자주 치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에게 골프는 건강과 인간관계를 지켜주는 좋은 취미다. 그러나 어떤 부부에게 골프는 오래된 갈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황혼이혼 상담에서는 "골프를 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문제는 골프를 둘러싼 시간, 돈, 인간관계, 그리고 배우자와의 소통이다. 주말마다 집을 비우고, 라운드 비용과 골프용품 지출이 늘어나며, 특정 모임이나 특정인과의 관계를 숨기기 시작하면 배우자는 이를 단순한 취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A씨 부부는 30년 가까이 혼인생활을 이어왔다. 자녀들은 모두 성장했고, 남편은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말마다 파주시와 김포시 일대 골프장 라운드를 다녔고, 평일 저녁에는 스크린골프 모임에도 참석했다. 지방 골프 여행과 1박 2일 모임도 잦아졌다. 카드 명세서에는 라운드 비용, 골프웨어, 고가 클럽, 식사비, 모임비가 반복적으로 찍혔다. 

아내가 문제를 제기하자 남편은 "내가 번 돈으로 취미생활을 하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 명의의 예금과 퇴직금, 부부가 함께 모은 재산에서 상당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데도, 정작 노후 생활비에 대한 대화는 없다고 느꼈다.

결국 갈등은 "골프를 치지 말라"는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는 함께 형성한 재산이 남편 개인의 취미와 외부 인간관계에 일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느꼈다. 남편은 취미라고 했지만, 아내에게는 가정 밖에서 새로 시작된 생활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결국 별거 끝에 황혼이혼 상담을 받게 됐다.

이런 사례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거나 재산분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부부의 경제 수준에 맞는 통상적인 취미생활이라면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 그러나 혼인 파탄 무렵 지출이 급증했거나,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고 고액의 회원권을 취득했거나, 특정인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반복적으로 비용을 지출한 정황이 있다면 재산분할 과정에서 다툼이 될 수 있다.

재산분할은 이혼 당시 남아 있는 재산만 기계적으로 나누는 절차가 아니다.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유지됐으며, 혼인 파탄 무렵 어떤 방식으로 처분됐는지도 함께 본다. 배우자 일방이 공동재산을 과도하게 소비하거나 은닉한 정황이 있다면, 상대방은 그 사용처와 지출 경위를 문제 삼을 수 있다.

골프회원권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다. 이혼 당시 배우자 일방 명의로 회원권이 남아 있다면 재산분할 대상 재산이 된다. 따라서 이혼 직전에 회원권을 처분했거나 명의를 이전했다면 처분대금의 귀속과 사용처가 문제 될 수 있다.

황혼이혼에서 골프 문제는 혼인 파탄 책임과도 연결될 수 있다. 남녀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둘의' 반복적인 만남 △숙박을 동반한 여행 △은밀한 연락 △과도한 선물 또는 지출 등이 확인된다면 단순 취미의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이혼전문변호사에게 황혼이혼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골프 비용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재산분할은 특정 지출을 모두 환수하는 절차가 아니다. 법원은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경위 △각자의 기여도 △현재 남아 있는 재산 △지출 시기와 규모 △혼인 파탄과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결국 골프 자체가 죄는 아니다. 그러나 골프를 이유로 부부의 시간과 돈, 신뢰가 일방적으로 무너졌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취미는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지만, 공동재산과 배우자의 신뢰를 소모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 필드 위의 스코어는 18홀이 끝나면 정리된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돈과 신뢰는 그렇게 쉽게 정산되지 않는다. 골프가 취미로 남으려면, 적어도 가정의 공동재산을 혼자만의 라운드 비용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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