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 축이 기계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전동화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자율주행 기술이 차량 개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부품사에도 이전과 다른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이 전환 속도가 협력사 인재 확보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012330)가 협력사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실제 채용으로 연결하며 미래차 부품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협력사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교육 과정에서부터 함께 키우고, 수료 이후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구조다.
현대모비스는 11일 협력사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모비우스 부트캠프' 1기 수료생 270여명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모비우스 부트캠프는 취업준비생과 협력사 재직자를 대상으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인재 수요가 있는 협력사와 수료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모비스가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배경에는 자동차 부품산업의 구조 변화가 있다. 과거 부품사의 경쟁력이 제조 품질과 납기, 원가 경쟁력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이해도와 개발 프로세스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장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품 하나에도 제어 로직과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가 결합되고 있다. 완성차와 대형 부품사가 미래차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더라도 협력사 생태계의 대응력이 함께 올라오지 않으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현대모비스 '모비우스 부트캠프' 1기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6개월 간의 교육을 마치고 수료식을 진행했다. ⓒ 현대모비스
특히 중소·중견 부품사 입장에서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는 쉽지 않은 과제다.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 IT 기업까지 같은 인재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개별 협력사가 독자적으로 교육 체계와 채용 풀을 구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현대모비스의 부트캠프는 이 지점을 겨냥한다. 필요한 인재를 시장에서 기다리는 방식보다, 협력사 수요에 맞춰 교육하고 연결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번 1기 과정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현대모비스는 취업준비생과 협력사 재직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했다. 신청자 모집 당시 경쟁률은 17대 1에 달했다. 자동차 산업의 소프트웨어 전환이 구직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교육 과정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에 맞춰 구성됐다. 오토사와 ASPICE 등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품질 관리에 필요한 내용이 포함됐고, 교육생들에게는 취업 컨설팅도 함께 제공됐다. 개발 언어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차 산업에서 실제로 요구되는 표준과 개발 절차를 익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협력사 의견을 반영했다. 커리큘럼 개발, 실습 기자재 구축, 전문가 초빙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력사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교육 내용에 담았다. 교육 수료 이후 일부 교육생들이 협력사 취업을 확정하면서 프로그램은 첫 기수부터 채용 연계 성과를 냈다.

현대모비스 '모비우스 부트캠프' 1기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6개월 간의 교육을 마치고 수료식을 진행했다. ⓒ 현대모비스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는 수료생 규모보다 채용 연결 구조에 있다. 기업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는 많지만, 협력사 인력 수요와 교육 과정을 직접 묶어 공급망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풀을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도 협력사 역량 강화는 장기적인 경쟁력과 맞물려 있다. 전동화, 소프트웨어, 전장 부품 비중이 커질수록 완성차그룹의 기술 전환은 일부 핵심 기업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부품 개발과 생산을 함께 담당하는 협력사들이 새로운 기술 언어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전체 개발 속도와 품질 관리 수준도 함께 높아진다.
모비우스 부트캠프는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모비스가 협력사와 인재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취업준비생에게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입할 수 있는 교육과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협력사에는 검증된 교육 과정을 거친 인재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교육 영역을 AI와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신사업 분야까지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량 기술이 기계·전장·소프트웨어·인공지능을 함께 이해해야 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협력사에 요구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는 지속성이다. 소프트웨어 인력난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부품산업 전반이 마주한 구조적 과제다. 현대모비스가 부트캠프를 통해 채용 연계 성과를 이어간다면, 협력사 생태계의 기술 전환 속도를 높이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사들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향후 모빌리티 신사업 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