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정책자금 받아 고금리 장사…정부, 명륜당 사태 손본다

공정위, 가맹본부 강매 관행 '3배' 배상 추진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6.05.10 15:36:41
[프라임경제] 저금리 정책자금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대상 고금리 대출로 흘러간 정황이 드러나자, 정부가 가맹본부의 편법 대출 구조를 전면 손질한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까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정책금융기관 대출을 이용 중인 110개사와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49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사례 3건이 확인됐다.

정부가 이번 조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른바 '명륜당 사태'가 있다.

◆대부업체 '쪼개기 등록' 의혹

금융당국에 따르면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 '명륜진사갈비' 운영사인 명륜당은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연 3~6%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운영·시설자금 명목으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명륜당은 대주주가 설립한 대부업체 13곳에 약 899억원을 빌려줬다. 이들 대부업체는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비용 등의 명목으로 최고 연 18%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

명륜당과 관계 대부업체 사업구조. ⓒ 금융위원회


저금리 정책자금이 가맹점 대상 고리 대부업에 활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특히 명륜당은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가 육류 등 필수품목 값을 낼 때 대출 원리금까지 함께 가맹본부에 납부하도록 했다. 이후 가맹본부가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상환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구조가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맹본부가 대납을 이행하지 않거나 물품대금을 부풀리더라도 가맹점주가 이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부업체 '쪼개기 등록' 의혹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총자산 100억원 이상이면서 대부잔액이 50억원을 넘는 대부업체는 금융위 등록 대상이다. 이들 업체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감독과 총자산한도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명륜당 대주주가 설립한 대부업체들은 총자산 100억원 미만으로 관리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관리·감독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후속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업법 위반이 의심될 경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대응할 계획"이라며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자금 악용 차단…가맹점주 보호 강화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서울청사 전경. ⓒ 프라임경제


앞으로 정책금융기관은 신규 대출·보증 심사와 만기 연장 과정에서 가맹본부와 관계회사의 가맹점 대상 대출 현황을 집중 점검한다. 대표이사의 자필 사실확인서를 받아 허위 제출이 확인될 경우 제재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가맹희망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개서 제도를 개편한다.

가맹본부는 제공·알선하는 대출 정보를 가맹점 개설 단계와 운영 단계로 나눠 공개해야 한다. △대출금리 △상환조건 △대부업 등록번호 △가맹본부와 대출기관의 관계 등도 명시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가맹본부가 대출 원리금을 대신 상환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실제 상환 현황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문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원리금 납부 여부를 차주에게 직접 통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매출액 연동 상환방식에 대한 제도 정비도 검토한다. 현행 약관이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필수품목이 아닌 상품까지 거래를 강제한 가맹본부가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대부업체의 쪼개기 등록을 막기 위해 금융위 등록 업체와 지자체 등록 업체 간 규제 차익 해소에 나선다.

금융위 등록 업체에만 적용되던 총자산한도 규제를 지자체 등록 업체에도 확대 적용한다. 또 쪼개기 등록이 의심될 경우 금감원이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를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되고 가맹점주가 불합리한 가맹사업 구조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번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