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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주춤·기아는 성장…4월 내수 온도차 뚜렷

'현대차 19.9% 감소' 공급 차질과 제품 전환기·'기아 7.9% 증가' RV 중심 흐름 뚜렷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5.04 16:17:09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4월 실적은 같은 그룹 안에서도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외 판매가 모두 줄며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8.0% 감소했다. 반면 기아는 해외 판매가 소폭 줄었지만 국내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체 판매를 1.0% 끌어올렸다.

4월 성적표를 가른 지점은 내수였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지만, 기아는 RV 라인업을 중심으로 국내 판매를 늘렸다.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현대차는 공급 차질과 제품 전환기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기아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주력 RV 차종을 앞세워 판매 흐름을 방어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2026년 4월 국내 5만4051대, 해외 27만1538대를 포함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2만558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8.0% 감소한 실적이다. 국내 판매는 19.9% 줄었고, 해외 판매도 5.1% 감소했다.

국내 판매 감소폭이 특히 컸다. 현대차의 4월 국내 판매는 △세단 1만8326대 △RV 1만9284대 △제네시스 6868대 등으로 집계됐다. 세단에서는 △그랜저 6622대 △쏘나타 5754대 △아반떼 5475대가 팔렸다. RV는 △싼타페 3902대 △투싼 3858대 △팰리세이드 3422대 △코나 2559대 △캐스퍼 1142대 등이 판매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세단과 RV 모두 일정한 판매 규모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을 상쇄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현대차 진단에 따르면 부품 수급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가 국내 판매에 영향을 줬다. 팰리세이드와 G80 등 주력 차종의 생산량 감소가 판매 실적으로 이어졌고,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를 비롯한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도 내수 실적을 눌렀다.

더 뉴 그랜저의 외장 디자인은 기존 모델의 역동성과 품격을 계승하는 동시에 각 요소들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 더욱 균형 잡힌 비례와 완성도를 갖췄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은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팰리세이드, G80 등 주력 판매차종의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신차 대기 수요로 판매실적이 줄었다"며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를 시작으로 상품 경쟁력 높은 신차를 올해 대거 출시해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4월 부진은 수요 약화만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생산 차질과 제품 전환기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완성차 판매에서 신차 출시 직전의 대기 수요는 기존 모델 판매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부품 수급 차질까지 겹치면 공급 측면에서도 판매 여력이 줄어든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4월 실적보다 이후 신차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더 중요해졌다.

기아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기아는 2026년 4월 국내 5만5045대, 해외 22만1692대, 특수 451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27만718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한 실적이다. 특수 판매를 제외하면 국내는 7.9% 증가했고, 해외는 0.7% 감소했다.

기아 역시 해외 판매는 소폭 줄었다. 그러나 국내 판매 증가가 해외 감소분을 상쇄하며 전체 실적을 플러스로 돌렸다. 기아의 4월 국내 최다 판매 모델은 쏘렌토였다. 쏘렌토는 한 달 동안 1만2078대가 판매되며 내수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의 국내 판매 구조를 보면 RV 중심 흐름이 뚜렷하다. 4월 국내 RV 판매는 쏘렌토를 비롯해 △카니발 4995대 △스포티지 4972대 △EV3 3898대 등 총 3만5877대에 달했다. 국내 전체 판매 5만5045대 가운데 RV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승용은 △레이 4877대 △K5 2366대 △K8 1461대 등 총 1만3441대가 판매됐고, 상용은 PV5 2262대, 봉고Ⅲ 3335대 등 총 5727대가 팔렸다.

The 2025 쏘렌토 그래비티 트림. ⓒ 기아

기아의 실적을 받친 것은 결국 국내 RV 수요였다.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수요와 패밀리 SUV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대표 차종이다.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견고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고, 스포티지는 글로벌 판매에서도 기아의 핵심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EV3가 국내 RV 판매에 힘을 보태며 전기차 라인업의 존재감도 더했다.

글로벌 판매에서도 스포티지가 가장 앞섰다. 기아의 4월 차종별 글로벌 최다 판매 모델은 스포티지로 5만1458대가 팔렸다. 셀토스가 2만8377대, 쏘렌토가 2만2843대로 뒤를 이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스포티지가 4만6486대로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셀토스 2만4797대, K4 1만8654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아중동 판매가 일부 감소했지만 중동을 제외한 해외 지역과 국내 판매 호조가 지속돼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판매 모멘텀을 이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아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해외 일부 지역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RV와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를 동시에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전동화 시장의 속도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기아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를 함께 활용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이번 4월 실적은 현대차와 기아의 온도차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는 국내외 판매가 모두 감소했고, 특히 내수에서 부품 수급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기아는 해외 판매가 소폭 줄었음에도 국내 RV 판매 증가로 전체 실적을 플러스로 지켰다.

향후 관건도 브랜드별로 갈린다. 현대차는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를 시작으로 예정된 신차들이 대기 수요를 실제 판매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아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EV3 등 주력 RV 차종을 바탕으로 국내 판매 흐름을 얼마나 이어가느냐가 과제다. 4월 성적표는 같은 그룹 안에서도 판매 체력과 회복 과제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 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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