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이란 긴장 등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여성기업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이미 경영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소비 위축을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기업의 82.2%가 현재 경영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30일 재단법인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는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이란 긴장 등 중동정세 변화에 따른 여성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기업확인서 발급기업 9만5343개사를 대상으로 진행, 977개사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82.2%는 현재 경영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영향이 예상된다는 응답도 12.3%로 집계됐다. 이를 합하면 전체 응답 기업의 94.5%가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셈이다.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한 기업 중 97.2%는 체감 수준이 '보통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부 수출입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원가·수요·금융 여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성기업들은 경영활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원가 부담 확대와 수요 감소를 동시에 꼽았다. 비용·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4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원자재 수급 문제 12.7%, 유가 상승 11.8%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감소가 3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처 주문 감소 및 취소도 28.5%로 집계됐다. 대외 불안이 원가 상승뿐 아니라 소비 위축과 거래 감소로 이어지며 기업 경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컸다. 응답 기업의 89.5%는 향후 매출 감소를 예상한다고 답했다. 특히 내수 기반이 약하거나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한 중소 여성기업일수록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대응 체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대응 방안을 시행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8.1%에 그쳤다. 반면 43.1%는 대응 방안이 필요하지만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확인됐다. 경영 회복 기간에 대해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이라는 응답은 30.9%, 1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0.3%였다. 전체 응답 기업의 60% 이상이 회복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여성기업들은 정책 지원 필요성도 제기했다. 직접지원 방안으로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이 45.3%로 가장 높았다. 금융지원도 42.6%로 뒤를 이었다. 간접지원으로는 법·제도 및 규제 관련 애로 해소 지원 38.9%, 경영 전략 및 위기 대응 컨설팅 38.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박창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중동 사태라는 대외적 리스크가 국내 여성기업의 경영 생태계를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정부 차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투입과 금융 규제 완화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