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66.4%로, 전체 인구 임금근로자 비정규직 비율 38.2%보다 28.2%포인트 높았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장애인 고용의 양적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 형태를 둘러싼 과제는 남아 있다. 민간기업이 제도 시행 35년 만에 처음으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가운데, 장애인 임금근로자 10명 중 6명 이상은 비정규직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5년 장애인 의무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기관·기업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3.27%로 전년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민간기업 고용률은 3.10%로, 1991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웠다.
지난해 말 기준 장애인 고용 인원은 30만9846명으로 전년보다 1만1192명 늘었다. 전체 증가분 가운데 민간기업 증가분은 9507명으로 84.9%를 차지했다. 민간부문이 장애인 고용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1000인 이상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도 꾸준히 상승했다. 2022년 2.77%, 2023년 2.88%, 2024년 2.97%, 2025년 3.06%로 4년 연속 개선 흐름을 보였다. 공공부문 고용률은 3.94%로 법정 기준인 3.8%를 웃돌았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10일 국무회의에서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 개정안은 현재 3.1%인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2027년 3.3%, 2029년 3.5%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채용 이후 고용 형태를 보면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질적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의 '2025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장애인 임금근로자 63만6151명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42만2250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비율은 66.4%였다.
이는 전체 인구 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 38.2%보다 높은 수준이다. 장애인이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보다 비정규직에 머무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비정규직 내부를 들여다보면 단기·제한적 근로 형태가 두드러진다. 장애인 임금근로자 가운데 한시적 근로자는 34만2559명으로 53.8%, 시간제 근로자는 28만8526명으로 45.4%를 차지했다. 한시적 근로와 시간제 근로는 중복될 수 있지만, 장애인 노동자가 장기근속형 일자리보다 계약 기간과 근로시간이 제한된 일자리에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애인 임금근로자 가운데 한시적 근로자는 53.8%, 시간제 근로자는 45.4%로 나타났다. 한시적 근로와 시간제 근로는 중복될 수 있다. ⓒ 프라임경제
비정규직 선택 과정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확인된다. 같은 조사에서 장애인 비정규직 근로자 중 원해서 비정규직을 선택했다는 응답은 53.1%, 원하지 않았지만 비자발적 사유로 선택했다는 응답은 46.9%였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의 55.5%는 장애가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게 된 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즉, 의무고용률과 고용 인원은 개선되고 있지만 취업 이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부족한 셈이다. 채용 규모가 늘더라도 비정규직 중심 구조가 이어진다면 장애인 고용 확대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도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의무고용현황 발표에서 중증장애인과 여성장애인 비중은 각각 37.5%, 29.3%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적·자폐·정신장애 등 정신적 장애 유형 비중도 23.1%로 처음 20%를 넘어섰다.
다만 개선이 필요한 영역도 남아 있다. 공무원 부문에서는 교육청과 헌법기관 등 일부 부문의 장애인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100인 미만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도 2.13%에 그쳐, 양적 확대의 성과가 모든 부문에 고르게 확산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부터 50~99인 기업이 중증장애인을 신규 채용할 경우 장애인 고용개선 장려금을 지급하고,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기업을 대상으로 통합컨설팅과 직무 발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의무고용을 회피하는 기업에는 부담금 실효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3.10%로 법정 기준을 달성했다. 민간부문이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시행 35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기준을 채운 것이다. ⓒ 프라임경제
결국 장애인 고용의 성과는 숫자 자체보다 노동자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에서 판가름 난다. 민간기업이 35년 만에 처음으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장애인 고용 확대는 절반의 성과에 머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