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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법률가이드] 신약개발 'Phase 0' 임상시험 전략적 선택가능성

 

윤다영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 dayoung.yoon@dlglaw.co.kr | 2026.04.27 09:11:47
[프라임경제] 신약개발사가 글로벌 임상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Phase 0 임상(탐색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하고 개발 지속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단순히 수행 가능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윤리 기준과 향후 규제 전략 전반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Phase 0 임상이란 Phase 1 임상 이전에 극저용량(microdosing)을 '실제 환자'에게 투여해 약동학(PK)·약력학(PD)을 탐색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 제2조 제6호는 이를 '제0상 임상시험(탐색적 임상시험)'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치료 목적이 아닌 과학적 탐색을 전제로 한다. 미국 FDA는 2006년 Exploratory IND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를 명문화한 바 있다.

따라서 Phase 0 임상 자체가 국제 윤리 규범에 반하는 제도는 아니다. 실제로 헬싱키 선언과 ICH-GCP 체계가 요구하는 핵심은 시험 단계의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윤리적·과학적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로 구체적으로는, 피험자 보호의 실질적 확보, 충분한 설명에 기초한 자발적 동의, 과학적 타당성, 위험 대비 기대되는 지식적 가치의 균형이 문제된다.

다만 법적으로 허용되는 구조라도 만일 일부 국가에서 비교적 완화된 규제 환경을 활용하여 초기 환자 대상 투여를 설계하는 경우, 외부에서 이를 '규제 쇼핑'으로 오인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외 Phase 0 임상을 검토하는 경우, 그 필요성과 과학적 근거, 피험자 보호 체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

임상시험 중 이상반응에 대한 책임 가중 여부

임상시험 과정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경우, 시험 수행 국가나 임상시험 단계만으로 법적 책임이 자동적으로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책임 판단은 △임상시험계획서 및 규제 승인 절차의 준수 여부 △IRB 심의의 적정성 △피험자 동의 절차의 충실성 △전임상 안전성 자료의 합리성 △인과관계 및 과실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뤄진다.

다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초기 투여라는 특성은 사후적으로 위험–이익 균형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직접적인 치료적 이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이 이루어지는 경우, 해당 시험의 과학적 필요성과 안전성 근거는 명확히 문서화되어야 한다. 또한 임상시험 배상책임보험의 보장 범위, 피해 보상 기준, 안전성 모니터링 체계 역시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사전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

FDA IND 신청 시 해외 Phase 0 임상시험 데이터의 활용가능성

미국 연방규정 21 CFR §312.23(a)(9)는 IND(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 신청 시 신청인이 알고 있는 '이전 인간 경험(previous human experience)'에 대한 요약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외국에서의 임상 또는 시판 경험도 포함된다. 또한 제안된 임상시험의 안전성과 관련되는 외국에서의 연구 경험 역시 기재 대상이 된다. 이에 따르면 해외에서 수행된 Phase 0 임상 데이터 역시 향후 FDA IND 신청 시 제출 범위에 포함된다. 즉, 해외 Phase 0 임상은 글로벌 개발 이력의 일부로 평가되며, 이후 허가 전략과 분리해 고려하기는 어렵다.

공공 데이터베이스 등록과 공개 의무의 존부

미국 FDAAA 801에 따른 'Applicable Clinical Trial' 등록 의무는 일반적으로 Phase 2~4 임상을 중심으로 적용되며, Phase 0 또는 Phase 1 임상은 원칙적으로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내 역시 임상시험 공공 레지스트리 등록이 법적 강행 의무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국제 의학학술지 게재를 고려하는 경우에는 ICMJE 기준에 따라 사전 등록이 요구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시험 개요, 대상자 수, 주요 평가 변수 등 기본 정보가 공개된다. 이의 등록 여부는 법적 의무의 문제와 별도로, 연구 전략과 대외 공개 범위를 함께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임상시험 설계와 규제를 고려한 접근의 필요성

실무상 중요한 판단은 시험의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 설계 내용이다. 단회 투여에 그치는지, 다회 투여나 용량 증량 구조가 포함되는지, 초기 유효성 지표를 평가하는지, 환자군에서 치료적 기대가 개입되는지 등에 따라 해당 시험은 Phase 1b 임상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규제 강도, 문서 요건, 안전성 관리 수준은 상당히 달라진다. 따라서 임상 설계의 구체적 내용에 기초하여 단계 분류를 명확히 하고 그에 부합하는 규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윤다영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과 졸업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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