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경고 종목이 빠르게 늘어나며 시장 과열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 소형주를 넘어 반도체 소부장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까지 경고 대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경고 종목이 빠르게 늘어나며 과열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존 소형주 중심에서 벗어나 반도체 소부장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까지 경고 대상에 포함되며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집계한 결과, 이달 들어 투자경고 종목 신규 지정은 총 6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54건) 대비 9건 증가한 수준으로, 약 17% 늘어난 수치다. 거래일 기준 하루 평균 2~3건의 경고 종목이 발생한 셈이다.
거래소는 주가 급등이나 특정 계좌 쏠림이 발생할 경우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단계로 시장경보를 발동하고 있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가 제한되는 등 투자 제약이 발생한다.
시장별로 보면 전체의 약 70%대가 코스닥 종목으로 집계됐으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약 20% 수준, 코넥스는 소수에 그쳤다. 중소형주 중심의 과열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코스피 종목으로 확산되는 양상도 확인된다.
이같은 현상은 증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투자심리가 과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장중 6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자 '칠천피' 기대감이 커졌고, 투자자예탁금도 120조원대로 재진입했다. 신용거래융자 역시 34조원을 넘어서는 등 '빚투' 확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상승장에서 투자경고 종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과거 대형주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던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1년간 주가가 200% 이상 상승했다는 이유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이는 산업 호황과 외국인 수급 유입에 따른 정상적인 상승 흐름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발을 샀다.
이러한 논란 이후 거래소는 제도 개선에 나서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을 해당 유형의 투자경고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주가 상승률 기준도 단순 상승률이 아닌 시장지수 대비 초과수익률 기준으로 변경하는 등 시장경보 제도를 일부 손질한 바 있다.
시장 과열은 코스피 대형주와 주요 테마 종목에서도 확인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중동 재건 및 원전 수출 기대감에 15거래일간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경고 지정이 예고되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삼아알미늄 역시 이차전지 소재 기대감 속 단기 급등으로 경고 종목에 포함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으로 과열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잇따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관련주 전반의 수급 쏠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과 MLCC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되면서 관련 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면서 주가 재평가 흐름이 나타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광통신 관련 종목들도 집단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광통신, 우리넷, 코위버, 라이콤 등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투자 확대 기대감에 단기간 급등하며 투자경고 또는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우주 테마주, 진원생명과학 등 바이오 종목들도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고 지정 사례로 포함됐다. 일부 종목은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며 단기 수급 쏠림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유동성에 기반한 테마 순환 장세가 빠르게 전개되는 구간"이라며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한 추격 매수보다는 실적과 펀더멘털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가 제한되는 등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일부 종목은 지정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단기 조정을 겪는 만큼 투자 판단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