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편의점 CU 물류를 둘러싸고 충돌해온 BGF 계열과 화물연대가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서 장기화하던 갈등이 일단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다.
다만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운송단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가 여전해 추가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 진주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 사고 이틀째인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이 CU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3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282330)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전날 오전 10시께 경남 진주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대표급 상견례를 갖고 본격 교섭에 착수했다. 오후에는 양측 실무진이 별도 회의를 진행하며 향후 일정과 주요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교섭은 전날 '현 상황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합의서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합의서에는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와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이 서명했으며,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관계자와 국회 인사, BGF리테일 임원 등이 입회인으로 참여했다.
특히 원청인 BGF리테일이 교섭 결과 이행을 보장하기로 하면서, 자회사 노사 갈등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유통·물류 산업 전반의 노사 관계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양측은 단일 교섭을 원칙으로 하되, 물류센터별 운영 구조와 지역별 여건 차이를 고려해 세부 사안은 센터 단위로 나눠 협의하기로 했다. 주요 논의 안건은 운송단가 등 임금 구조를 비롯해 부당노동행위 여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등이다.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1월부터 BGF리테일을 원청으로 지목하고 교섭을 요구해왔다. 물류 물량 배정과 배송 방식 등에 대한 실질적 지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사용자성을 주장한 것이다. 반면 BGF리테일은 물류센터-운송사-개별 기사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를 근거로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화물연대는 이달 5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안성·진주·강원 물류센터 출차를 막는 데 이어 충북 진천 간편식 공장까지 봉쇄했다. 하루 15만개 규모의 김밥·도시락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3000여개 점포에서 상품 공급 지연이 발생하는 등 현장 혼선이 확대됐다.
실제 점주 커뮤니티에서는 냉장 상품뿐 아니라 라면 등 상온 제품까지 입고 주기가 길어졌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점포는 수일간 물량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 진주 물류센터 앞 집회 과정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갈등은 급격히 격화됐다. 이후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 필요성이 커지며 양측이 협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화물연대는 최종 합의 전까지 물류센터 봉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단기간 내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교섭이 결렬될 경우 과거 화물연대와 주류업계 간 갈등처럼 전국 단위 물류 차질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교섭 결과가 다른 유통사에도 기준이 될 수 있어 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