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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산도 '예측'으로…BMW의 공정 구조 전환

자그레브 대학교와 '인사이트' 연구 프로젝트…배터리 셀 생산 공정 혁신 추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4.22 11:37:35
[프라임경제] BMW 그룹이 배터리 셀 생산 방식을 바꾸는 실험에 들어갔다. 핵심은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니라 '만들기 전에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다. 생산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을 적용해 시험과 검증에 의존하던 구조를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배터리 셀 생산은 본질적으로 실험 산업에 가깝다. 전극 조성부터 공정 조건, 성능 검증까지 수많은 변수를 실제로 만들어보며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소재가 대량으로 투입되고, 설비 가동 효율도 영향을 받는다. 생산성이 아니라 확인 과정이 병목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BMW 그룹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학교의 로봇기술 지역우수연구센터(CRTA)와 협력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배터리 셀 생산 공정 혁신을 추진한다. ⓒ BMW 그룹 코리아


BMW가 추진하는 인사이트(Insight) 연구 프로젝트는 이 지점을 겨냥한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학교의 로봇기술 지역우수연구센터(CRTA)와 협력해 전극 생산, 최종 시험, 재활용까지 배터리 셀 가치사슬 전반에 AI 예측 모델을 적용한다. 공정 매개변수와 성능 데이터를 사전에 계산해 결과를 미리 가늠하는 방식이다.

접근 방식이 바뀌면 공정도 달라진다. 만들어보고 검증하는 단계를 반복하던 흐름에서, 일정 수준까지는 예측을 통해 조건을 좁힌 뒤 생산에 들어간다. BMW는 이를 통해 소재 투입과 소요 시간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생산 리드타임 자체를 단축하는 구조다.

눈에 띄는 부분은 최종 승인 단계다. 현재 배터리 셀은 조립 전 일정기간 보관하며 안정성을 확인하는 '격리(quarantine)' 과정을 거친다. 인사이트 프로젝트의 AI 모델은 이 단계에서도 사전 분석을 수행해 일부 절차를 생략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실제 적용될 경우 생산 이후 대기시간과 재고부담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BMW 그룹의 배터리 셀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실용적인 AI 모델을 개발·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BMW 그룹 코리아


이런 시도는 개별 공정의 개선을 넘어 생산 체계 전반을 다시 짜는 작업에 가깝다. 시험과 검증 중심으로 설계된 배터리 생산이 예측과 데이터 기반으로 이동하면서, 제조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BMW는 이를 위해 배터리 역량을 별도의 체계로 묶고 있다. 뮌헨의 배터리 셀 역량센터(Battery Cell Competence Centre, BCCC)에서 차세대 셀을 개발하고, 파스도르프의 셀 제조 역량센터(Cell Manufacturing Competence Centre, CMCC)에서 양산 환경을 검증한다. 

또 잘힝의 셀 재활용 역량센터(Cell Recycling Competence Centre, CRCC)는 직접 재활용 공정을 담당한다. 개발부터 생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구조 안에서 공정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생산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인사이트 연구 프로젝트의 AI 예측 모델은 배터리 셀의 최종 승인 절차도 지원한다. ⓒ BMW 그룹 코리아


결국 이번 시도는 기술 적용을 넘어 역할 변화에 가깝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셀을 구매하는 단계를 넘어, 생산 방식과 공정 효율까지 직접 설계하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배터리가 차량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은 이후 경쟁의 축도 점차 제조 기술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AI는 그 과정에서 도구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을 예측하고 통제하려는 방향이다. 시험으로 확인하던 공정이 계산으로 대체되는 순간, 배터리 생산은 다른 산업의 방식으로 설명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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