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우디가 한국 시장을 향해 다시 방향을 잡았다. 지난 20일 진행된 '더 뉴 아우디 A6' 공개 자리는 단순한 신차 발표를 넘어, 브랜드 전략을 재정비하는 메시지가 함께 담긴 자리였다. 한동안 흔들렸던 시장에서의 위치를 다시 세우고, 그 위에 전동화와 디지털 전략을 다시 얹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게르놋 될너(Gernot Döllner) 아우디 AG 이사회 의장 겸 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시장을 단순한 판매 시장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한국을 "판매 규모를 넘어 영향력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 시장"이라고 규정하며, 과거 제품 이슈와 판매 중단으로 흔들렸던 신뢰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 궤도에 올라섰고 신뢰 역시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한국 시장을 다시 성장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어 한국을 '글로벌 벤치마크 시장'이라고 표현하며, 높은 디지털 이해도와 프리미엄 기준이 글로벌 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을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전략을 시험하고 기준을 끌어올리는 공간으로 재정의하는 발언이다.
이런 인식은 전동화 전략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게르놋 될너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리스크를 '속도'가 아닌 '복잡성'으로 짚었다. 전동화, 소프트웨어, AI, 글로벌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며 변화의 난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왼쪽부터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 코리아 사장, 마르코 슈베르트 아우디 AG 세일즈·마케팅 총괄, 게르놋 될너 아우디 AG 회장. ⓒ 아우디 코리아
대응 방식은 단순하다. 속도를 끌어올리는 대신 구조를 관리한다. 그는 유연성과 집중력을 강조하며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조직을 간결하게 정비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동시에 "균형 잡힌 파워트레인 전략을 유지하며 전동화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기차로의 일괄 전환이 아니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병행하는 구조 속에서 시장별 속도를 나눠 가져가겠다는 접근이다.
이 전략은 단순히 파워트레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우디는 향후 10년 비전으로 '완전 연결형 소프트웨어 중심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시하며, 디지털 경험과 연결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차량 성능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무게를 이동시키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엔트리 모델부터 플래그십까지 전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병행된다. A6를 중심으로 Q7, Q9 등 핵심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인다. 전동화 속도를 조정하는 동시에 브랜드 경쟁의 축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이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한국 시장 설명에서 보다 분명해진다. 마르코 슈베르트(Marco Schubert) 아우디 AG 이사회 멤버이자 세일즈·마케팅 총괄은 한국을 "가장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시장 중 하나"로 규정하며, 고객 특성에 주목했다. 디지털 활용도와 기대 수준이 높고,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 전반의 경험까지 까다롭게 보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한국 고객이 매우 신중하고 정교한 선택을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시장일수록 전략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마르코 슈베르트 총괄은 한국과 같은 디지털 선도 시장에서는 현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고객 니즈를 더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한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모든 협업은 글로벌 기준 아래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며, 현지화와 브랜드 일관성 사이의 균형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여기에 리테일 전략도 함께 맞물린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정책과 커뮤니케이션, 딜러 네트워크 전반의 경험을 재정비하는 흐름이다. 고객 접점 전반에서 일관된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향으로, 이는 디지털 전략과도 맞물린다. 결국 차량 자체뿐 아니라 구매 과정과 브랜드 경험 전체를 경쟁 요소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이 모든 흐름은 결국 하나의 모델로 이어진다. 스티브 클로티(Steve Cloete)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A6를 라인업의 중심 모델로 규정하며,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의 기준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 주행 성능을 균형 있게 담았다는 설명이 뒤따르는데, 중요한 건 제품 자체보다 위치다. A6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지금 아우디가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결국 이번 메시지는 단순하다. 아우디는 속도를 올리지 않았다. 대신 구조를 다시 짰다. 한국 시장을 다시 끌어올리고, 전동화 전략을 재배치하며, 브랜드 경쟁의 축을 소프트웨어와 경험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A6를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