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는 삼성보다 더 무서운 권력을 가진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농협중앙회다” 서필상 전국농협협동조합노동조합(전국노조) 위원장의 말이다. 전국 5,000여개의 농협(농협중앙회 1,000여개, 지역농협 4,000여개)의 인사권과 지역 농협에 무이자 자금을 7조 원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농협중앙회장의 권력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거대 권력으로 상징된다.
![]() |
◆ 막강 권력의 상징, 농협중앙회 회장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을 위해 온 머리를 써야지, 농민들은 다 죽어 가는데 정치한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며 직설적으로 농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농협은 그 자체가 파워다. 청와대가 센지, 농협이 센지 알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듯 현재 농협은 설사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졌다. 심지어 정부의 주무부처인 농림부마저 “농협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졌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이렇듯 거대공룡으로 불리는 농협 수장들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1988년 이후 직선제로 뽑힌 1~3대 농협중앙회장이 모두 임기 중 비리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호성·원철희·정대근 전 농협회장들이 줄줄이 비자금으로 구속 수감됐다. 특히 현재 정 전회장의 로비 규모에 대해 세종증권 이수 대가로 받은 50억 원을 포함해 약 100억 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실제 농협 주변의 관계자들은 그 규모에 대해 수백억 원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취임한 4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역시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상고 동문으로 후광을 입은 인물이란 의혹도 적지 않다.
◆ 회장님의 7조 원 통치 자금 능력
![]() |
||
| < 사진 = 최원병 4대 농협중앙회 회장 > | ||
엄청난 자금력과 함께 더해지는 막강 권력에 비해 이를 제재하는 수단은 미비하다. 농협중앙회를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하는 중앙노조의 경우 지난해 중앙회의 잘못을 꼬집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내린 뒤, 사측으로부터 상여금을 받은 사례가 있다.
게다가 협상권이 없다는 이유로 농협중앙회를 향해 바른 소리를 하는 전국노조를 무시하는데다 중앙회 회장이 ‘무이자 자금’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 조합장들 역시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해 1월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양재동 하나로마트 부지를 현대자동차에 파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에도 불구하고 1심 무죄판결이 났을 당시 지역 농협에서 ‘정대근 회장 퇴진’을 주장한 이유로 농협중앙회 측은 30억 원 무이자 자금을 회수해 갔다.
서필상 전국노조 위원장은 “경남 함양 농협에서 ‘정대근 회장 퇴진’을 요구한 이후 30억원 무이자 지금을 농협중앙회 측이 회수해 지역 농협 조합원들이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며 “농협중앙회장이 총 7조 원 가량의 ‘무이자 자금’을 지역 농협에 부여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 농협에선 통치자금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노조는 가뜩이나 생계조차 쉽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는 ‘무이자 자금’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지역 농협이 농협중앙회를 향해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도구로 이용될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편, 4대 회장으로 선출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이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고 농협 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 농협중앙회가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선 자정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일 터이다. 농민의 편이 되기보단 자신들 배부르기에 급급했던 농협중앙회가 회장의 개혁 행동력에 얼마나 뒤따라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