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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로 금리' 시대로

연준 목표금리 0~0.25% 조정 위기돌파시도,후혹풍 우려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2.17 08:13:56

[프라임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현지시간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과감한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기존 1%이던 목표금리를 0∼0.25%로 하향했다. 예상보다 과감한 인하라는 평가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이후 10차례에 걸친 인하작업 끝에 5.25%이던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로 조정됐다.

◆경기침체 정면돌파 신호 시장에 전달 목적

이사회가 이번에 금리를 사실상 0%까지 낮춘 것은 "여하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금융완화 정책이 대부분 모습을 드러낸 상황에서, 사실상 가장 마지막 신호로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를 갖추겠다"는 '시그널 효과'로 시장 심리 안정화를 최고치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사실상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상황에서 이사회 등 금융당국이 장차 노릴 수단은 금리 통제가 아니라 통화량 커버로 초점이 이동되어야 한다는 구상에도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16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통화량완화' 정책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어디에 어떻게 '돈' 공급할까?

이번 유동성 공급 선언으로 연준 이사회는 앞으로 몇 개 분기를 통해 대량의 정부기관 채권과 모기지 증권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기지시장과 주택시장을 지탱해 장기적으로 실물 경제 침체가 일어나더라도 이를 최대한 버티도록 펀더멘털 강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더욱이 여하한 상황에 모두 대비, 만약 경제가 전반적인 기조 붕괴를 일으키는 상황이더라도 유동성 공급을 통한 모기지와 주택시장의 안정을 조절, '연착륙'을 유도하는 카드로 이번 제로 금리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사회는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행중인 기간입찰대출 프로그램(TALF)을 내년초부터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 활성화에 활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패니매 프레디맥 보증 모기지 뿐 아니라 일반 모기지 증권매입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능 카드 아냐, 중장기 인플레 불러올 수도

하지만 이번 '제로 금리'정책이  선택하게 된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 우려가 급속히 확산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리결정에 앞서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 물가지수 CPI(계절조정치)가 전월대비 1.7% 하락, 1947년 물가 지표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진 점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디플레이션을 잡는 데 만능이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론이 존재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이미 마이너스 수준에 도달했던 상황에서, 거듭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신용경색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면 제로 금리로 가도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해석론이다.

이미 일본 등에서 2006년까지 이어진 '양적 완화' 정책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제로 금리 단행으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디플레 우려를 넘은 다음에는 경제주체들의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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