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부담 우려와 오라클 급락 여파로 출렁였지만, 우량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혼조 흐름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지 시간으로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26p(1.34%) 오른 4만8704.0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4.32p(0.21%) 상승한 6901.00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0.30p(-0.25%) 하락한 2만3593.8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장 초반 오라클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우려로 기술주 중심으로 하방 압력을 받았다.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라클은 장 마감 후 2026회계연도(2025년 6월~2026년 5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160억6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26달러로 집계됐다.
EPS는 시장 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그러지 못했다. 반면 지출은 대폭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오라클은 연간 자본 지출 전망치를 지난 9월 제시했던 350억달러에서 이번에 500억달러로 상향했다. 새로운 투자 지출이 반영된 결과다. 2025회계연도의 경우 212억달러였다.
이같은 소식에 오라클 주가는 10.83% 하락했고 다른 AI 관련주인 엔비디아(-1.6%)를 비롯해 애플(-0.3%), 아마존(-0.7%), 알파벳(-2.4%)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브로드컴도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과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웃돌고, AI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급증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시간외거래에서 6%가량 급락했다. 정규장도 오라클 충격으로 1.60% 하락 마감했다.
반면 MS는 1.03% 상승했고, 메타는 0.4% 올랐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오라클과 더 나아가 AI 관련 투자 전반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수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라클이 일종의 경고 신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장이 이 문제에서 조금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통적인 우량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랠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소스닉 전략가는 "산타 랠리는 이미 예정된 것처럼 보인다"며 "S&P 500 지수는 7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커뮤니케이션, IT, 에너지 섹터만 약세를 보였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섹터는 상승했다.
국채금리는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강보합 수준인 4.15%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0.4bp 떨어진 3.53%로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7%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86달러(1.47%) 하락한 배럴당 57.6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0.93달러(1.49%) 내린 배럴당 61.28달러로 집계됐다.
전날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벌어진 유조선 나포 등 영향에 유가는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앞서 벌어진 사건이 유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드론 공격이 전해진 후 약간의 지지세가 있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평화로 가는 길이 열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지지세가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의 모스크바 방문으로 양국 간 오해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집단 안보 보장과 관련한 러시아 측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일 대비 0.80% 오른 5753.96으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0.68% 오른 2만4294.61로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5% 오른 9703.16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0.79% 오른 8085.7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