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독립리서치 그로쓰리서치는 1일 과거 '모바일용 저전력 메모리'로만 인식되던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연산 자원으로 격상되고 있는 가운데 티엘비(356860)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로쓰리서치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예산(Power Budget)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며 저전력과 고성능을 동시에 갖춘 LPDDR이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고성능 CPU '그레이스 슈퍼칩(Grace Superchip)'에 기존 DDR5가 아닌 LPDDR5X를 전격 채택했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 전반으로 LPDDR 도입을 촉진시키는 방아쇠가 됐으며, 시장 수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는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LPDDR 공급이 빠르게 줄었고, 이에 따라 구형 제품인 LPDDR4X의 가격까지 20%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공급 쇼크는 △HBM 생산 쏠림 △선단 공정 전환 지연 △구형 라인 축소라는 세 가지 원인에서 비롯됐다. 특히 중국 위탁생산(OEM)의 재고는 6~7주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부는 3주 미만으로 고갈 위기를 맞고 있다. 그 결과 디램(DRAM) 가격은 내년까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LPDDR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AI 서버의 전력 소모는 랙당 30~100kW 수준으로 기존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LPDDR5X는 DDR5 대비 전력 소모를 75% 절감하면서도, 대역폭은 36% 높고 레이턴시도 낮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고효율과 고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메모리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칩메이커는 서버용 LPDDR 수요 증가로 가격(P)과 출하량(Q)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으며, 기존 모바일 대비 4~5배 이상의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동시에 탈부착 가능한 모듈형 LPDDR(LPCAMM, SoCAAM)의 부상으로 고사양 인쇄회로기판(PCB) 필수화되면서 관련 업체도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티엘비"라며 "메모리용 고부가 PCB 제조사인 티엘비는 LPDDR5X 기반의 차세대 모듈 생산에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다층 설계와 HDI(HighDensityInterconnector) 공법을 통해 경쟁사 진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LPCAMM 모듈 수요 확대에 따른 신규 매출원 확보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LPCAMM2와 같은 차세대 모듈은 획기적인 소형화와 데이터 밀도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저로 미세회로를 뚫는 HDI 공법이 필수적으로 적용된다"며 "아울러 고속 신호의 간섭(노이즈)을 차단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판의 층수를 12층 이상으로 쌓아 올리는 고다층설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고난도 공정은 경쟁사의 진입을 막는 기술적해자(Moat)이자 평균판매단가(ASP)를 구조적으로 상승시키는 핵심 요인"이라며 "동사는 고난이도 양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수익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이익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구조적 성장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