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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원의 글로벌프랜차이즈] K-프랜차이즈의 자세

 

천세원 외식인 COO | press@newsprime.co.kr | 2025.11.27 17:04:07
[프라임경제] K-프랜차이즈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세계는 이미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기억하고, K-푸드와 K-디저트, K-카페를 통해 한국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이 기회를 어떤 자세로 받아낼 것인가?"

본인의 석사 논문(프랜차이즈 기업의 내부특유자원이 시장지향성 및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 해외진출 여부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_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창업&프랜차이즈 컨설팅 전공 석사 졸업 논문)과 현장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결과, 해외진출에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본부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기술과 사람, 브랜드와 인프라, 그리고 네트워크까지 네 가지 자원이 균형 있게 갖춰져 있을수록 고객지향성과 경영성과가 모두 높아졌고, 해외진출 여부에 따라 필요한 자원의 비중도 달라졌다.

이 글에서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K-프랜차이즈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자세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본부 – 균형 잡힌 자원의 자세
해외진출에 준비된 본부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본부다. 어느 한 자원만 압도적으로 강해서는 글로벌 무대를 오래 버티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내부 자원은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기술(Tech) : 운영 매뉴얼, 조리·서비스 노하우, IT·데이터 역량
사람(People) : 경영진, 슈퍼바이저, 교육 담당자의 경험과 역량
브랜드와 인프라(Physical) : 브랜드 파워, 매장 디자인, 주방 설비, 물류센터
네트워크(Network) : 가맹점과의 관계, 공급사·물류 파트너, 지자체·기관과의 연결

연구 결과를 보면, 기술·인적·물리적 자원은 고객지향성과 경쟁지향성을 끌어올리며 재무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네트워크 자원은 운영 효율과 현장 대응에는 도움이 되지만, 단기적인 숫자 성과나 경쟁 대응에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영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해외로 나가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국가의 시스템 안에서만 통하던 방식은 다른 문화와 규제, 물류 환경 앞에서 곧바로 한계를 드러낸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균형 잡힌 네 가지 자원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사람이 브랜드를 세우고, 시스템이 그 브랜드를 지키며, 네트워크가 그 브랜드를 확장시킨다.

사람만 뛰어난 조직, 시스템만 화려한 조직, 네트워크만 넓은 조직은 모두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잃는다. K-프랜차이즈의 첫 번째 자세는 "나는 지금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가"를 정직하게 점검하고, 네 자원을 함께 키워가는 균형 감각이다.

2. 단계별 핵심 자원 – 성장 곡선에 맞는 전략의 자세
두 번째 자세는 "모든 단계에서 같은 무기를 쓸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내 중심 단계와 해외 확장 단계는 필요한 자원이 다르다. 연구를 통해 보면, 국내에서는 인적자원과 고객지향성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해외에서는 기술·시스템과 물리적 자원의 영향력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1) 국내 단계 – 사람과 고객지향성의 시간
국내에서 브랜드를 키우는 초기 단계에서는 결국 사람이 중심이다. 점포를 직접 운영하는 점주와 스태프, 이들을 돕는 슈퍼바이저,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마케터와 기획자.

이 사람들이 얼마나 고객을 잘 보고, 빠르게 개선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본부에 올리느냐가 브랜드의 뿌리를 결정한다. 이 시기에 필요한 자세는 '고객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자주 보는 사람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다.

2) 해외 확장 단계 – 시스템과 인프라의 시간
해외로 나가는 순간, 상황은 바뀐다. '열정적인 사람'만으로는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없다. 매뉴얼과 레시피, 교육 시스템이 사람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재현될 수 있는지, IT·데이터 시스템이 해외 매장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관리되는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매장 포맷이 어떤 국가에서도 이해 가능하고 복제 가능한지,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는 기술과 브랜드·인프라가 전면에 나선다.

그래서 두 번째 자세는 이렇게 요약된다. 사람으로 시작해,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 이것이 진짜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성장 공식이다.

국내에서 사람의 힘으로 쌓아 올린 브랜드를 해외에서는 시스템과 인프라의 힘으로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것. 이 성장 곡선에 맞는 전략을 준비하는 본부만이, 해외에서의 빠른 실패와 과잉 확장을 피할 수 있다.

3. 책임 있는 진출 – 투명성과 상생을 향한 자세
세 번째 자세는 책임에 관한 것이다. 해외진출은 단순히 '시장을 넓히는 일'이 아니라, 프랜차이즈라는 공동사업의 경계를 넓히는 일이다.

브랜드를 오늘의 위치까지 키운 것은 본부의 전략만이 아니라, 수많은 가맹점주의 투자와 노동, 현장에서의 시행착오와 리스크 감수다. 그 브랜드가 해외에서 간판을 올리는 순간, 그 성공에는 이미 국내 가맹점주의 몫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해외로 나가는 본부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1)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자세
해외 진출 국가·매장 수·매출·손익·투자 자본의 출처·국내 영향 등을 정보공개서와 공식 채널에서 정기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해외에서 문제가 생기면 언론 보도보다 본부의 설명이 먼저 나와야 한다.

2)성과를 전략적으로 환원할 자세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과 브랜딩 성과의 일부를 메뉴 개발, 교육, 디지털 전환, 공동 마케팅 등 국내 가맹점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재투자해야 한다. '해외 성공 = 본부의 수익'이 아니라 '해외 성공 = 브랜드 전체의 자산'이라는 공식을 실제 제도와 예산으로 보여줘야 한다.

3)본부–가맹점–파트너 간 신뢰를 지킬 자세
해외진출의 계획과 리스크를 사전에 설명하고, 가맹점의 우려와 의견을 공식적으로 듣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해외 파트너와의 계약 구조 속에서도 브랜드와 가맹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략적으로 환원하며, 진심으로 함께 가는 것. 그것이 해외진출을 '성장'이 아닌 '진화'로 만드는 길이다.

프랜차이즈는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신뢰의 문턱에 서 있다. 준비된 자원과 균형 잡힌 전략, 그리고 투명한 책임과 상생의 자세를 갖춘 본부에게 글로벌 시장은 위기가 아니라 판을 뒤집을 무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K-프랜차이즈의 자세를 한 문장으로 남겨본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람으로 브랜드를 세우고, 시스템으로 그 브랜드를 지키며, 신뢰와 네트워크로 그 브랜드를 확장시키는 것. 이것이 K-프랜차이즈가 세계의 기준이 되기 위해 지금 가져야 할 자세다.

천세원 ㈜외식인(FC다움) CDO / 한국프랜차이즈교육원 이사 /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창업&프랜차이즈 컨설팅 전공 석사 졸업 / 중앙대 일반대학원 교육학과 교육공학 전공 석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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