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 임채린 기자
[프라임경제] "당분간 기준금리는 추가 인하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 모두를 열어둔 상태에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국내외 경제 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변동성 확대와 부동산 가격의 높은 상승세는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라고 부연했다.
이어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고 있고 가계대출 증가 폭도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도 우려돼 통화정책은 금융안정 요인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전망한 금통위원은 6명 중 3명, 동결 전망은 3명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인하 의견은 4명이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3명으로 줄었고 인상 의견을 밝힌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중에서 금리 인상을 논의하자고 한 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특정 방향을 예고하는 '깜빡이' 비유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성장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반도체 중심의 착시 효과 가능성도 있어 상하방 위험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거주자의 해외 투자 확대가 쏠림 현상을 강화하고 있고 고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은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환율 절하·레버리지 구조와 맞물릴 경우 실제 환전 시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변화에 대해선 "최근 미국 금리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정책 변화가 환율과 자본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변수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과 외환당국 4자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국민연금을 동원한다는 식의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 제도 안에서도 활용 가능한 여지가 있으나 책임 구조로 인해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해외투자·헷지 전략이 지나치게 투명해 외국인이 이를 선반영하는 문제가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과 신축성 확대 필요성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