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동남아 대표 여행지 태국. 그중에서도 방콕은 매년 한국인에게 ‘가성비 여행’의 대명사로 꼽히는 도시다. 올해 10월 타이비엣젯이 인천~방콕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태국 여행의 문턱은 한층 더 낮아졌다. 저가항공 특유의 합리적 운임에 더해, 오후 도착·새벽 귀국이라는 시간표가 더해지며 여행자들의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진 것이다. 비용은 줄이고 경험은 늘리는, 여행의 공식이 정확히 들어맞는 순간이다.
인천에서 점심 시간대 출발한 타이비엣젯 항공은 오후 햇살이 한창일 때 방콕에 도착한다. 기내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흙빛과 초록빛이 뒤섞인 태국의 대지가 펼쳐지고, 착륙 직전 보이는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여행의 서막을 알린다. 항공비를 아꼈다는 안도감과 여행이 시작된다는 설렘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순간이다.
◆짜오프라야강에서 시작하는 방콕의 첫 '프리미엄 저녁'
방콕에 도착한 첫날 저녁,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짜오프라야강. 강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디너 크루즈는 LCC로 절약한 항공비와 대비돼 더욱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준다. 강물 위에서 바라보는 방콕의 야경은 도시 전체가 황금빛 조각처럼 반짝이며, 왕궁과 왓 아룬은 마치 무대 조명을 받은 듯 화려한 실루엣을 드러낸다.
크루즈 안에서는 태국 요리 뷔페와 라이브 공연이 이어지고, 테라스에 서면 강바람이 뜨거운 공기를 밀어낸다. 물결에 비친 건물의 불빛이 흔들리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울 만큼 생생하다. "이 정도 경험이면 항공비 아낀 보람이 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완성도 높은 저녁이다.

두짓 센트럴 파크를 상징하는 포토존 = 박진우 기자
◆두짓 센트럴 파크…새로운 방콕을 상징하는 거대한 복합몰
여행 둘째 날, 도심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방콕의 최신 랜드마크 '두짓 센트럴 파크'. 룸피니 공원 맞은편에 자리한 이 복합몰은 개장 직후부터 여행객 사이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곳'으로 자리잡았다. 13만㎡ 규모에 55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한 공간은 쇼핑, 식도락, 오락, 전망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가장 먼저 발길을 붙잡는 곳은 지하층 Parkside Market.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현지 맛집부터 로컬 스트리트푸드까지 70여 개 브랜드가 모여 있다. 한 가지 음식만 고르기 어려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있다. 절약한 항공비를 여기에 쓰고 싶을 만큼 '먹는 재미'가 가득하다.

두짓 아룬 스카이파크에서 볼 수 있는 방콕의 도심 풍경. =박진우 기자
◆하늘과 도시 사이, 두짓 아룬 스카이파크의 압도적인 전망
두짓 센트럴 파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두짓 아룬 스카이파크'. 도심 속 거대한 옥상 정원은 초록 식물과 수경 시설이 어우러져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나무와 꽃 사이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도시 위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열린다.
전망대에 서면 방콕의 고층 건물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특히 일몰 무렵 스카이라인의 빛이 붉게 물드는 순간은 여행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인증샷 명소'로 유명한 만큼 SNS 업로드를 위해 줄을 서는 여행객들도 많다. 항공비를 조금 덜 쓰고도 '럭셔리한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경험이다.

방콕의 유명 디저트 카페 '몬 넘 솟'의 토스트 = 박진우 기자
◆부담 없는 단짠 디저트의 정석…'몬 넘 솟'
여행 중간, 달콤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 들른 곳은 태국 국민 디저트로 널리 알려진 '몬 넘 솟'. 1964년부터 이어진 이 토스트 전문점은 식빵 위에 연유·코코넛 커스터드·땅콩버터 등을 듬뿍 올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부담 없고 맛은 은근 중독적이다. 여행객들 사이에서 "방콕 오면 무조건 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매장이 늘 북적이는 것도 특징인데, 한 입 베어물면 이 달콤함을 왜 태국인들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는지 단번에 이해된다. 방콕의 화려한 쇼핑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지만, 그만큼 현지 감성이 진하게 느껴진다.
◆태국의 시간을 걷다…왕궁·사원에서 만나는 방콕의 진짜 얼굴
타이비엣젯 취항으로 방콕에 더욱 가볍게 도착했지만, '가성비 여행'이라고 해서 역사와 문화까지 건너뛸 수는 없다. 방콕 여행자라면 가장 먼저 왕궁(그랜드 팰리스)과 왓 프라깨우, 왓 포, 왓 아룬으로 이어지는 클래식한 사원 코스를 떠올린다.

방콕 왕궁(그랜드 팰리스) 인근 전경 = 박진우 기자
황금빛 지붕이 겹겹이 이어진 왕궁 안에서는 태국 왕실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왓 포의 거대한 와불상, 새벽사원 왓 아룬의 형형색색 외벽은 여행 초반부터 태국의 매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예산은 확 줄었지만 경험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 여행. LCC를 타고 태국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이 가든 플라워팜 & 오렌지 농장에서 수확한 오렌지 = 박진우 기자
◆치앙마이로 이어지는 '힐링의 여정'…플라워팜과 자연 속 산책
방콕에서 여행을 조금 더 확장하고 싶다면 타이비엣젯 국내선을 타고 치앙마이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약 1시간20분이면 도착하는 북부의 도시는 방콕과 전혀 다른 공기와 속도로 여행자를 맞아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마이 가든 플라워팜 & 오렌지 농장. 언덕을 따라 둥근 모양으로 펼쳐진 녹색 밭과 오렌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자연 한가운데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농장 곳곳에는 포토존도 많아 카메라 셔터를 멈출 틈도 없다. 오렌지·딸기·포도 등 과일을 직접 따보는 체험은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다.
◆여행의 피로를 녹이는 지라 스파…란나식 마사지는 '반드시'
치앙마이에 왔다면 지라 스파에서 란나식 마사지를 꼭 경험해봐야 한다. 잔잔한 허브 향이 퍼지는 테라피룸에서 전통 기법의 지압·스트레칭·아로마 마사지가 이어진다. 여행 기간 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순간에 풀리는 느낌이라, 6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방콕의 화려함과 치앙마이의 여유, 두 도시의 온도 차를 모두 경험한 뒤 받는 힐링은 이번 여행의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이마저도 항공비를 아껴 생긴 여유라는 점에서 만족감은 더 커진다.

한국-태국을 연결하는 타이비엣젯 항공기 'WOW' = 박진우 기자.
◆타이비엣젯 신규 취항…저렴한 운임이 만든 '여행의 밀도'
타이비엣젯 인천~방콕 노선은 점심 출발·오후 도착 구조라 첫날 일정부터 바로 활용할 수 있다. 귀국편은 새벽 시간이다 보니 마지막 날 일정까지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기내식·음료가 유료라는 점은 LCC의 특성이지만, 여행객 입장에선 오히려 선택지가 넓어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가격'. 저렴한 항공비 덕분에 디너 크루즈·쇼핑·스카이파크·스파처럼 경험의 질을 높여주는 선택에 돈을 더 쓸 수 있었다. 그 결과 이번 여행은 예산 대비 훨씬 ‘밀도 높은’ 일정으로 채워졌다.
타이비엣젯의 신규 취항은 단순히 노선 하나가 추가된 것이 아니라, 여행의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방콕의 화려한 야경과 치앙마이의 고요한 자연을 한 번에 품을 수 있게 된 것도, 그만큼 가까워진 하늘길 덕분이었다. 저렴해진 항공비가 여행의 품격과 여유를 확장하는 방식. 이번 취재에서 가장 확실하게 확인한 부분이었다.

태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타이비엣젯 항공기 =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