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역대급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듯했지만, 인공지능(AI) 선순환 둔화 우려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발언이 겹치며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6.51p(-0.84%) 내린 4만5752.26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03.40p(-1.56%) 떨어진 6538.76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6.18p(-2.15%) 밀린 2만2078.0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미국 대형 기술주가 장 초반 급등한 뒤 급격히 밀리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엔비디아 주도로 나스닥지수는 오전 한때 상승 폭을 전날 대비 2.6%까지 키웠다.
하지만 AI 거품론이 재차 확산되면서 상승폭이 줄어드는 등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전환됐다. 이후 리사 쿡 연준 이사의 발언으로 낙폭은 확대됐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주식과 회사채, 레버리지 론, 주택을 포함한 여러 시장에서 자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벤치마크 대비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며 "현재 내 인상은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비춰볼 때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같은 약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동시장 상황에 관한 혼재된 지표를 보여준 9월 고용보고서 발표도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되살리지 못하면서 증시 약세 전환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11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실업률이 4.4%로 올라 고용시장 약화 우려를 지속하게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보다 약 10%p 가까이 오른 40% 안팎을 나타냈다.
증시를 이끌던 엔비디아 주가는 3.15%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의 알파벳과 테슬라의 주가도 각각 1.15%, 2.17%씩 하락했다. 이밖에 애플(-0.86%)·MS(-1.60%)·메타(-0.20%)·아마존(-2.49%) 등도 나란히 떨어졌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필수소비재 홀로 1.11% 상승했고, 나머지 모든 섹터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5.2bp 내린 4.08%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5.9bp 떨어진 3.53%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2%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30달러(0.50%) 밀린 배럴당 59.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0.13달러(0.2%) 하락한 63.38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평화협상 진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세부 내용을 미국과 조율할 준비가 됐다"며 "향후 며칠 안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19일 미국이 영토 양도 등을 포함한 평화안을 수용하도록 우크라이나에 압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이 10월 발동한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루크오일 제재의 유예기간이 이날 종료되는 가운데, 휴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추가 제재가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연구원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일 대비 0.50% 오른 5569.92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0.50% 오른 2만3278.85로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21% 오른 9527.65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0.34% 오른 7981.07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