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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업체 설움 톡톡…변신등 급선무

[다음에 드리운 낙조] <하> 불경기, 광고 감소 등 더 타격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2.05 08:28:06

[프라임경제] 종합포털사이트 다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어려운 시대지만 미디어업계에서 14년을 버텨온 원조 기업으로서는 현재의 고전이 달가울 리만은 없는 상태다. 특히 다음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그간 영업 전선을 너무 넓게 펼쳐 온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광고수익에서 고전 '2등 비극',넓은 영역이 문제

 메일과 블로그, 검색 등 모든 면에서 지나치게 넓게 확장된 라인업으로 고생하는 양상은 광고 수익면에서의 고전과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불경기가 본격화되면서 다음은 크게 고전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2등에게 혜택이 더 크게 줄어드는 2등의 악몽 신드롬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이러한 타격이 오히려 1위 업체인 네이버보다도 크게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겪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포털계에 경기침체로 광고단가가 떨어지고 광고주가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같은 시기 “줄어든 광고는 2위 업체인 다음이 매출 감소폭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결국 2등의 비극에 아고라부터 플래닛, 블로그, 메일, 검색 등으로 네이버에 비해서 너무 넓기만 한 제품 라인업 역시 광고 메릿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가중한다는 우려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인건비 지출 아끼기에 관심없는 다음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지나치게 큰 인건비 지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다음의 미래에 어두운 전망을 더하고 있다.

다음은 이미 지난 봄부터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인건비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을 지적받아 왔다. 이때 미리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도했으면 경기침체 본격화 여파가 실적 침체폭 감소로 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음은 이미 당시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던 경제침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음은 금년도 3분기(7~9월 3개월간) 86억원을 급여로 지출했다. 작년도 동기(3분기) 3개월간 금여분 지출은 79억원으로 인건비 구조에서 지출이 늘고 있는 구조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재작년과 작년을 놓고 봐도, 재작년 연간 급여 지출이 261억, 작년이 287억임을 감안하면, 금년도의 경우 3분기까지의 급여액이 이미 271억원에 달해 인건비 지출 등에서 몸집 줄이기는 다른 나라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08년 3분기 실적발표 참조).

   
   

◆몸집은 크고 있는데 연구비는 답보하는 다음

하지만 다음은 이렇게 인건비 지출 등에는 인색하지 않은 구조를 구성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시대를 선도하는 포털로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문인 연구개발은 답보에 들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다음의 연구비는 재작년에서 작년 사이에는 상승해 왔지만, 금년도에는 정체나 미미한 증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는 재작년 135억원, 작년 160억원이 지출됐지만, 금년도에는 3분기까지 130억원이 지출됐다. 단순 산술적으로 4분기에도 금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작년 대비 정체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정도다.

더욱이 다음은 연구 조직 운영 등에 자신감 있는 투자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미디어연구소 조직 구성 상황을 요청하는 질문에 대해 “NIL 연구소는 2004년도에 따로 있었으나 현재는 해당 연구만 하는 인력은 없으며, 다른 부서에 흩어져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미디어 연구소는 남아 있다. 이런 구조는 연구개발비부터 줄이는 기업체들의 관행을 답습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특히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인터넷관련 업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SK컴즈 고위 관계자는 “포털은 큰 돈과 설비 없이도 사람과 컴퓨터만 있어도 승부할 수 있는 조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불경기라 해도 연구개발과 인력활용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아끼는 것은 업계 상식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음, 다각화된 사업각도 재정비할 때

오랜 시간 포털업계의 장자로서 자리매김해 온 동안, 다음이 업계 선도업체로서 각종 실험정신을 펼치면서 영감을 동종 업계에 제공해 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런 오랜 시간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포털 업계가 겪어온 여러 문제점의 누적 역시 다음이 안고 있는 과제다.

다음은 이제 작게는 저작권법 문제를 매듭짓는 부분부터, 넓게 퍼져만 있는 사업영역들을 통폐합하는 등의 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점에 직면하고 있다. SK컴즈가 이용자들의 일부 불만을 사면서도 싸이월드, 엠파스, 이글루스 등의 계열사 시너지 효과 높이기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다음측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서비스나 별개로 움직이는 사업부문들에 대해 ‘현재대로’라는 정책을 펴 왔다. 이런 현재 정책을 고수하다 보면 네이버와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는 높아지고 있다. 이미 광고수익 등에서 2등인 다음이 더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 등은 이의 방증일 뿐이다.

다음이 그동안 온라인 세상의 산증인으로 남아왔고 아고라 등 우리 나라 온라인 세상에 기여해온 바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침체의 늪에서 어떤 변신 노력으로 제 2의 전성기 전환을 일궈낼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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