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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소식] 유재석·현정호 교수팀, 데이터 3분의 1로 줄인 초음파 초해상 영상 기술 구현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5.11.18 09:23:59
■ 유재석·현정호 교수팀, 데이터 3분의 1로 줄인 초음파 초해상 영상 기술 구현
■ DGIST-Caltech 공동연구팀, 태양빛으로 이산화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인공 광합성 촉매' 개발

사진 왼쪽부터 유재석 교수, 성효진·정진환 박사과정생, 현정호 교수. ⓒ DGIST


[프라임경제] DGIST(총장 이건우)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유재석 교수·뇌과학과 현정호 교수 연구팀(주저자: 성효진·정진환 박사과정생)이 초음파로 혈관을 관찰하는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연구팀은 초음파 기반 초해상 영상 기술인 '초음파 국소화 현미경(ULM)'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ULM-Lite'를 개발해, 적은 데이터로도 미세혈관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초음파는 인체 내부 장기의 형태나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혈관을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ULM(초음파 국소화 현미경)'이다. 혈액 속에 있는 초음파 조영제(마이크로버블)를 따라가며, 그 움직임을 일일이 추적해 미세혈관의 구조를 초고해상도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그 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궤적을 분석하면, 기존 초음파로는 전혀 보이지 않던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1 수준의 혈관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술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ULM은 매우 빠른 속도로 수천 장의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고, 그 안에서 수많은 마이크로버블이 움직이는 신호를 하나하나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초당 수 기가바이트(GB) 수준의 데이터가 쏟아진다. 마치 영화 한 편을 프레임 하나하나 손으로 그려서 만드는 것과 같다. 결과물은 매우 정교하지만 시간과 자원이 너무 많이 드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ULM은 장시간 실험이나, 즉시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실제 의료 현장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유재석·현정호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파 신호 중 핵심 정보만 남기고 불필요한 데이터를 과감히 줄이는 새로운 분석 방식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유효 대역폭'을 약 67%로 줄이고, 혈관의 구조를 그리는 데 꼭 필요한 정보만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ULM-Lite' 방식을 고안했다. 그 결과, 데이터 용량은 줄었지만 영상의 선명도는 거의 변함이 없었고, 처리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초음파 장비를 그대로 쓰면서도 데이터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ULM Lite'는 초음파 신호 중 꼭 필요한 정보만 남겨 데이터량을 약 3분의 1로 줄였지만, 화질은 기존과 거의 같다. 

별도 장비 교체 없이 적용할 수 있고, 영상 처리 속도도 약 30% 빨라졌다. 또 수술이나 형광물질 없이 비침습적으로 뇌 전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어, 뇌 연구와 질환 진단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뇌의 자극 치료와 행동 변화 관찰을 위한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유재석 교수는 "본 기술을 활용해 개발 중인 비침습 초음파 뇌자극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각종 다양한 뇌질환 진단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우수신진연구와 글로컬랩, DGIST R&D Program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의료 초음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Ultrasonics'에 게재됐다.

DGIST-Caltech 공동연구팀, 태양빛으로 이산화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인공 광합성 촉매' 개발

DGIST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윌리엄 고다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연료인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를 개발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DGIST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가운데 상단) 연구팀. ⓒ DGIST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이 주목한 '광촉매' 기술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일종의 '인공 광합성' 기술로, 탄소 중립 실현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기여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연구팀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황화은(Ag₂S)'과 광촉매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이산화티타늄(TiO₂)'을 결합해 전자가 자연계의 광합성과 유사한 경로(Z-스킴)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빛 에너지의 활용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재가 지나치게 규칙적인 결정질 상태에 머물러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반응할 수 있는 '활성점'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DGIST-Caltech 공동 연구팀은 소재 내부에 의도적으로 '결함'을 도입하는 전략을 택해, 구조가 불규칙한 비정질 이산화티타늄을 활용해 티타늄 3가(Ti³⁺) 활성점을 풍부하게 만들고, 동시에 원자 비율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도록 설계된 비화학량론적 황화은 나노와이어를 결합함으로써 강한 내부 전기장을 형성해 전하 분리와 반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새로 개발된 광촉매는 집광형 반응기 환경에서 메탄 생산량이 30.31 μmol/g에 도달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조건 대비 약 5배 향상된 성능이다. 

이번 연구는 '결함'이 단순한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촉매 성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인수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의 효율을 결정짓는 '활성점'을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산화탄소를 가치 있는 연료로 전환하는 탄소 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실험 연구와 양자역학 계산을 결합해 이산화탄소가 메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저명 학술지 'ACS Catalysi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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