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신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AI 상담사 메타버스'가 첫선을 보였다.
17일 한국클라우드(주관기관 총괄책임자 김재욱 한국클라우드 전무)에 따르면, 지난 12~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가상융합산업대전(KMF 2025)'에서 AI·LLM·감정인식 기술을 결합한 메타버스 정신건강 플랫폼 '유마인드(YOUMIN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클라우드가 메타버스 환경에서 정신건강 상담을 구현한 플랫폼 '유마인드(YOUMIND)'를 공개하고 있다. = 김상준 기자
이번 전시는 메타버스·AI·초실감 기술을 한곳에서 조망하는 행사였다. 한국클라우드의 유마인드는 관람객 300~400명이 몰릴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 병원 방문 기피·상담 인력 부족…'정신건강 접근성' 해법 제시
한국클라우드가 유마인드를 개발한 출발점은 한국 사회의 심리·정신건강 접근성 부족 문제다. 한국클라우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정신과나 상담센터 방문 자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크다"며 "누구나 시간·장소에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플랫폼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14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신속한 심리 개입과 부담 없는 상담 환경 조성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한국클라우드는 메타버스 환경과 AI 상담사를 결합해 '익명성·접근성·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 AI, 초기 스크리닝…위험군은 전문가가 메타버스서 상담
유마인드는 사용자가 아바타로 입장하면 AI 상담사가 초기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AI는 표정·음성·움직임·시선처리 등 4대 감정 신호를 분석해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치를 정량화한다. 결과에 따라 디지털 치료 콘텐츠나 상담 가이드를 추천한다.
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전문 상담사가 예약된 시간에 메타버스 상담실에 접속해 상담을 이어받는다. 상담 방식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아바타, 화상, 음성, 채팅 등 4개 채널을 제공한다. 이후 생성되는 개인별 심리 결과지는 재상담·추적관리 자료로 활용된다.
◆ 한국어 의료 특화 LLM 탑재…정확한 질의해석·근거 기반 응답 제공
유마인드의 핵심 엔진은 한국클라우드가 개발한 한국어 의료 특화 LLM이다. Gemma3 기반 바이오메디컬 언어모델을 한국어 의료·심리 데이터로 재학습해 질의 재구성, 번역, 의료 DB 기반 답변까지 지원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열이 많이 난다"고 말하면 모델은 이를 '급성 발열' 등 임상 개념으로 변환해 의료 지식과 연동한 정확한 상담을 제공한다.
생체신호, 행동데이터, 설문지 등 다중 데이터를 함께 반영해 상담의 정밀도도 높였다.
김재욱 한국클라우드 전무는 "AI가 감정·언어·행동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국내 최초 메타버스 헬스케어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 '상담소–치유센터–헬스케어 정보소–교육동' 5개 공간에서 통합 서비스
유마인드 메타버스는 상담소–치유센터–헬스케어 정보소–교육동 등 다섯개의 주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는 초기 스크리닝, 체험, 치료,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상담소는 플랫폼의 중심 공간으로, AI 상담과 전문 심리상담을 모두 수행한다.
이용자는 초기 진단 뒤 고위험군일 경우 상담소에서 전문 상담사와 직접 연결되며, 상담 결과와 기록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치유센터는 정서조절·주의력·상위인지·작업기억 등 14종의 게임형 디지털 치료 콘텐츠가 구성돼 있다. 각 콘텐츠는 임상과 연계된 결과표를 제공해 사용자의 상태를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상담 과정에서도 객관적 자료로 활용된다.
헬스케어 정보소는 생체신호·행동데이터·설문 결과 등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한다. 플랫폼은 심리뿐 아니라 수면·활동·혈압·비만 등 신체 건강에 대한 정보까지 AI로 분석해 안내한다.
교육동은 상담사·교사·학부모 등을 위한 전문 교육 공간이다. 비대면 상담 실습, 인지·정서 능력 측정 기반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교육 이수 후에는 비대면 상담 자격증 및 보호자 교육 완료증도 발급된다.
김 전무는 이를 "전문 인력 양성과 디지털 상담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핵심 모듈"로 정의했다.
한국클라우드는 유마인드를 단순 전시용 기술이 아닌 실제 산업 적용을 목표로 개발했다. 우선 컨택센터 업계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정신적 소진과 스트레스 노출이 높은 상담사들의 심리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후 기업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경찰·군·소방 등 공공 특수직군, 지방자치단체 정신건강센터, 그리고 '학생 심리상담 의무화' 법제화 흐름에 맞춰 학교 현장까지 범위를 확대한다.
김 전무는 "온라인 사전 스크리닝과 자동화된 설문 분석을 통해 상담사가 기존 1인당 관리하던 인원의 두 배 이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2C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는 B2B·공공 시장에서 성과가 축적된 이후 단계적으로 개방된다.
◆ 적용 영역이 바뀐 '메타버스'
전시장에서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중심 메타버스와 달리, '치료·상담'이라는 실용적 목적을 갖춘 유마인드에 관람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클라우드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한동안 침체된 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쓸모의 문제였다"며 "유마인드는 사회적 필요가 분명한 정신건강 영역에 메타버스를 적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유마인드를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새로운 인프라'로 규정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가상융합산업대전(KMF 2025)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클라우드의 부스를 찾은 모습. = 김상준 기자
이어 "심리적 고통은 누구나 겪지만 병원 방문은 망설이기 쉽다"며 "AI와 메타버스 기반 서비스로 익명성과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우울·자해, 직장인 스트레스, 고령층 치매·만성질환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클라우드가 개발한 '유마인드'는 '차세대 기술선도 메타버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이 투입돼 제작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