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길었던 연방정부 셧다운 해제가 발표됐지만,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까지 겹치며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60p(-1.65%) 하락한 4만7457.22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13.43p(-1.66%) 떨어진 6737.49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6.10p(-2.29%) 밀린 2만2870.3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셧다운 해제를 위한 임시 예산안이 상원과 하원을 통과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했다는 소식에도 줄줄이 내렸다.
이미 셧다운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털어낸 결과다. 또한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더해진 점도 부담 요인이 됐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현재로서는 노동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확률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 시점에서 통화정책이 고용 시장에 대해 추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무살레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지 않으면서 추가 완화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은 약 3% 수준으로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위축된 투자심리는 인공지능(AI)주들에 대한 부담감으로도 연결됐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가 3.58% 하락했고 브로드컴과 AMD, 인텔, ARM, 램리서치도 5%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72% 폭락했다.
테슬라의 경우 6.64% 하락했고, 아마존(-2.71%), 마이크로소프트(-1.54%), 알파벳(-2.89%) 등 주요 기술주도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섹터만 소폭 올랐고, 나머지 모든 섹터는 약세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5bp 가량 상승한 4.12%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2.5bp 오른 3.59%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0%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0달러(0.34%) 상승한 배럴당 58.6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0.30달러(0.5%) 오른 배럴당 63.01달러로 집계됐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가 3~4% 급락했던 탓에 이날은 소폭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임박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면서 60달러 부근에 표류 중이다.
수브로 사르카르 DBS은행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서 "최근 약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공급과 수요 균형을 수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OPEC은 지금까지 입장과 다르게 내년 공급 과잉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러 제재가 더 엄격해지면 수출 흐름에 단기적인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상당한 지지력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한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7일 끝난 주간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641만3000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 폭은 시장 전망치인 200만 배럴을 크게 웃돌았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싱가포르, 미국 등 주요 해안 지역에서의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일 대비 0.77% 하락한 5742.79로 거래를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1.39% 내린 2만4041.62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1.05% 내린 9807.68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0.11% 내린 8232.49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