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원·고재원 교수 연구팀, 자폐 증상과 연결된 '뇌 속 스위치'를 밝혀내
■ AI 활용 경진대회 개최…강의 연계로 AI생태계 구축 나서

사진 왼쪽부터 KBSI 김진영 박사, DGIST 정혜지 박사후연수연구원, 엄지원·고재원 교수. ⓒ DGIST
[프라임경제] DGIST(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엄지원․고재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진영 박사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자폐증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리비스틴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뇌의 억제성 시냅스 기능을 약화시키고, 의사소통 결핍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폐의 발병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고, 향후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및 다양한 정신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뇌는 흥분성 신호(가속 페달)와 억제성 신호(브레이크)가 균형을 이뤄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이 왜곡되고, 자폐나 조현병 같은 신경발달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신호는 신경세포들이 맞닿아 정보를 주고받는 '시냅스'라는 접점에서 이뤄진다.
그동안 자폐 환자에게서 이 시냅스의 억제성 기능 이상이 보고되었지만, 어떤 단백질이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결함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프랑스 공동연구진으로부터 자폐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리비스틴 유전자(ARHGEF9)의 변이 정보를 제공받아, 이를 단서로 자폐의 분자적 원인을 추적했다. 또한, 콜리비스틴 유전자를 전전두엽에서 제거한 형질전환 생쥐를 제작해, 시냅스 구조와 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억제성 시냅스에서만 뚜렷한 결함이 발견됐다. 흥분성 시냅스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억제성 시냅스의 밀도와 신호 전달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콜리비스틴이 결핍된 생쥐는 다른 행동 지표에서는 정상 수준이었으나 동료 생쥐와 소통할 때 사용하는 초음파 발성(USV)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 이는 자폐 환자들이 언어적·비언어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특징과 일치한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통해 뇌의 억제성 회로 이상이 사회적 의사소통 결핍의 직접적 원인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어 연구팀은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분석) 기법을 이용해 전전두엽의 단백질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콜리비스틴이 뇌 속 억제성 신호를 안정시키는 게피린 단백질의 활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콜리비스틴에 이상이 생기면 게피린의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억제성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뇌 신경 신호의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기능 이상은 자폐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언어 등 사회적 의사소통 결핍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재원 교수는 "본 연구는 신경발달장애, 특히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병태생리학에 대한 이해를 크게 진전시켰다"라고 말했으며, 엄지원 교수는 "향후 콜리비스틴-게피린 유전자 연구를 인간세포 모델로 확장시켜 전임상연구 등으로 확장하겠다"며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센터장 고재원) 소속 정혜지 박사후연수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전문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에 10월31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리더연구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AI 활용 경진대회 개최…강의 연계로 AI생태계 구축 나서
연구·교육·행정 전 분야에서의 AI 실무 적용 사례 발굴
DGIST가 지난 4일 DGIST E7 대강당에서 'AI 활용 경진대회 최종 발표회'를 개최하고, 연구·교육·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AI) 도구를 실무에 적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DGIST AI 활용 경진대회에서 참가자가 발표하고 있다. ⓒ DGIST
이번 행사는 DGIST 구성원의 AI 활용 능력을 제고하고, 발표 내용을 AI 강좌로 연계하는 'DGIST형 AI 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AI 활용 경진대회는 지난 7월 공고를 시작으로 약 4개월간 진행됐다. 교원, 연구원, 학생, 직원 등 DGIST의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제 업무나 연구에 AI 도구를 접목한 사례를 공모 받았으며, 최종 발표회에서는 교수부터 학부생까지 총 13명이 자신만의 활용법을 소개했다.
발표자들은 ChatGPT, Claude, GitHub Copilot 등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교육자료 제작, 코딩 자동화, 일정관리, 법령 작성 등 실생활에 응용한 사례를 선보였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다양한 AI 도구가 학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느꼈다"며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AI 활용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드러냈다.
신경호 DGIST 연구부총장은 "AI 시대에는 도구만 잘 다뤄도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열리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경험이 교육과 연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환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DGIST는 이번 수상작을 바탕으로 AI 도구 활용 교육 콘텐츠를 체계화하고, 이를 2026학년도 1학기부터 전 학부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미래소양강좌'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부생들의 실용적 AI 역량을 기초 교육 단계부터 확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