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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인수 갈림길" 홈플러스 '운명의 날'... 오늘 인수의향서 마감

공개입찰 전환에도 인수자 찾기 난항...농협 참여 여부 관심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5.10.31 13:36:16
[프라임경제]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의 분수령을 맞았다. 기업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는 31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청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4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새 인수자를 물색해왔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당초 '스토킹 호스'(사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방식을 택했으나, 인수자 확보에 난항을 겪자 지난 2일 '공개 경쟁입찰'로 전환했다.

© 연합뉴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가 있을 경우, 회사는 다음 달 3~21일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같은 달 26일 최종 입찰서를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마감일까지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상황은 급격히 어두워진다. 이 경우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지속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회사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당초 6월3일에서 네 차례 연장해 11월10일로 미뤄둔 상태지만, 또다시 5차 연장을 법원에 요청해야 할 처지다.

법원이 기한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재도의(재신청)를 검토할 수 있지만, 인수 의향자가 없는 상태에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안정적인 인수자의 자금 수혈 없이 홈플러스가 회생 방안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막판 극적인 인수자가 나타나 매각 절차가 진척되지 않으면, 법원은 분할 매각이나 청산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회생 절차 마감 시한은 내년 3월4일이다.

잠재적 원매자들이 홈플러스 인수에 난색을 보인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다.

먼저 대형마트 관련 산업이 좋지 않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에 밀려 매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지난 4개년(회계연도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약 9000억원에 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종의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기준으로 10.6%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은 53%를 넘어섰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것도 인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7000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이다.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직영 직원 2만 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약 1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 대형마트는 123개,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97개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의향서를 낼지는 의문이다.

지난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홈플러스의 국산 농축산물 매출이 2조원 정도고, 거래하는 농가 수가 5만곳"이라며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4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이에 대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원씩, 800억원 적자가 나고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농협 적자가 문제인데 농업인 피해는 안 받게 해야 하니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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