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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트럼프 '관세 합의 · 핵잠 승인' 성과…韓·美·中 관계 새 국면

한미 무역협상 극적 타결 · SSN 건조 승인…시진핑과 회담, 북미회동은 불발

김주환 기자 | kjh2@newsprime.co.kr | 2025.10.30 16:23:58
[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26일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일본, 한국을 잇는 5일간의 일정에서 그는 △관세 합의 △핵추진잠수함(SSN) 승인 △미중 무역 휴전 등 주요 외교적 성과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에 참석해 한미정상회담, 미중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


◆한미, 3500억달러 규모 관세 합의 타결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연간 대미투자 한도를 포함한 관세 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집행하되,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담았다.

양국은 협상 문안에 '상업적 합리성(Commercial Rationality)' 조건을 명시해, 투자 절차의 현실성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전액 선불' 방식은 완화됐지만, 관세 압박을 통해 실질적 이익을 확보한 미국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의 대미 투자 합의를 환영한다"라며 협상 결과를 직접 홍보했다.

◆트럼프, 한국 SSN 건조 승인…한미 협력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SSN) 건조를 승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 추적 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핵연료 공급을 허용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는 핵확산 우려로 미 행정부가 일관되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기존 기조와 달리,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한국에 인도·태평양 지역 내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제든 연락하라" 한미 라포(rapport)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미 훌륭한 대통령"이라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금빛 넥타이를 착용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당장 걸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지난 8월 미국에서 회담을 가진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마주했다. 외교가는 짧은 기간 내 두 차례 회담으로 한미 간 신뢰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회동 불발…한반도 'END 이니셔티브'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회동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그는 "한반도의 휴전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보겠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교환·정상화·비핵화(END) 이니셔티브'와 미국 측 대북 정책 간 조율이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김 위원장을 만나러 다시 오겠다"라고 말했다.

◆시진핑과 회담…미중 무역 휴전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열고 무역 갈등 완화 방안에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후 시 주석의 방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술 경쟁과 공급망 갈등 등 구조적 대립은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대중 견제'를 축으로 한 동맹 강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끝으로 "협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아시아는 여전히 기회의 대륙"이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막을 내린 그의 외교 행보는, 새로운 한미 협력과 미중 관계 재편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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