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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AI와 신라의 만남…'디지털 신라'로 빛나는 천년고도

황리단길·황남고분군 일원 'AI·XR 골목영화관' 개막…금관 특별전·야간 미디어아트까지, 전통과 첨단의 융합

김주환 기자 | kjh2@newsprime.co.kr | 2025.10.29 19:11:36
[프라임경제] 천년고도 경주가 다시 빛으로 깨어났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시 전역이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디지털 신라'로 재탄생하고 있다. 황리단길의 밤길에서는 인공지능(AI) 영상이 건물 외벽을 수놓고, 대릉원과 첨성대 일대에는 신라의 금빛 서사가 미디어아트로 되살아났다.

지난 27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박물관 개관 8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신라 금관이 공개되고 있다. ⓒ 연합뉴스


◆ 황리단길, AI로 물들다…'AI·XR 골목영화관' 개막

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황리단길·황남고분군 일원에서 'AI·XR 골목영화관'을 운영한다. '2025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상공모전' 수상작을 중심으로 △단편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는 특히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APEC 특별부문'을 신설, 경주·신라·APEC을 주제로 한 창의적 영상도 공개한다. 황리단길의 카페·벽면·공터 등 9곳이 상영 공간으로 변신했고, 황남고분군에는 직경 25m 투명 에어돔이 설치돼 고분 사이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이색 경험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리플릿으로 상영 장소·작품·이벤트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AI 영상이 벽면을 스크린 삼아 상영되고, 거리마다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지며 밤하늘 아래 경주가 하나의 거대한 영화 세트장처럼 변모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인공지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AI 영상예술을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감하는 것이야말로 APEC 개최도시 경주의 문화적 힘"이라고 말했다.

◆'황금의 나라' 신라, APEC서 부활하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개관 80주년과 APEC을 기념해 이달 28일부터 12월14일까지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개최한다. 1921년 금관총 금관 출토 이후 104년 만에 여섯 점의 신라 금관이 사상 처음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 전시로, 왕·왕비·왕자에 귀속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관과 함께 금귀걸이·팔찌 등 국보·보물 포함 황금 유물 20점이 공개된다.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금관은 신라 왕권의 상징이자 동아시아 고대 장신구 가운데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걸작"이라며 "APEC을 계기로 K-컬처의 원형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빛으로 깨어난 신라의 밤' 도시 전체가 무대

야간에는 경주 전역이 '빛의 축제'로 물든다. 대릉원에서는 신라 왕릉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 '몽화(夢華)'로 재해석했다. 첨성대에서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1467개 별자리와 사신도(청룡·백호·주작·현무)를 구현한 미디어파사드가 상영된다. 

보문단지 수변길에서는 '우리의 달, 모두의 달'을 주제로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신라의 건국신화와 달의 상징을 모티프로 한 대형 미디어아트가 호수 위에 투사돼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양…시민 참여형 '디지털 경주' 확산 

이번 APEC 기간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경주예술의전당과 황리단길 일대에서는 AI 아트워크를 직접 생성해보는 'AI 페인팅 체험존'과 신라 복식과 왕관을 가상으로 착용해보는 'AR 포토존'이 설치됐다.

또 보문단지 일대에서는 '신라의 빛 드론쇼'가 야간 상설로 펼쳐져, 첨성대와 황남대총의 실루엣 위로 약 500대의 드론이 신라 문양과 한반도 지도를 형상화한다. 

경주시는 시민 자원봉사단을 중심으로 '디지털 신라 해설사' 프로그램도 시범 운영해 방문객의 문화 이해를 돕고 있다.

AI·XR 골목영화관과 금관 특별전, 야간 미디어아트와 체험행사까지, 이번 APEC을 계기로 경주는 과거의 유산을 미래 기술과 잇는 디지털 신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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