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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시진핑 방한 '초읽기'…美·中·韓 정상회담 '3일 외교전'

11년 만의 한국 방문, 부산 · 경주서 잇단 회담 예정…관세 · 북핵 · 한한령 등 외교 현안 총집중

김주환 기자 | kjh2@newsprime.co.kr | 2025.10.29 17:38:52
[프라임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박3일 간 이어질 이번 방한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더불어 한미·미중·한중 정상회담이 연속으로 열리는 외교전의 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 주석은 오는 30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첫 일정으로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이 마주하는 건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회의 이후 6년 4개월만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4월부터 이어진 고율 관세와 무역 통제 이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다. 이를 통해 '확전 자제'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양국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조치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은 100%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는 내용의 일시적 휴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한 △미국의 '펜타닐 관세' 10%포인트 인하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선박 입항 수수료 인하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완화 등이 실무 의제로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회담이 미중 간 무역 갈등의 근본적 해소보다는 당장 시급한 대립 요인만 봉합하는 임시 타협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격적인 담판은 그때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 주석은 다음 날 경주로 이동해 31일부터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내달 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기 경색됐던 한중 관계 이후 첫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 △상호 무비자 확대 △과학기술·문화 교류 강화 △공급망 안정 등 협력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희토류 등 전략 광물 수출 통제 완화나 중국 내 한국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 북핵 문제 대응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이 한류 제한령(한한령) 완화 등 문화 교류 정상화 의지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언급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중국이 국빈 방한 기간 자국을 겨냥한 전략무기 건조 논의가 공개된 점을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직전부터 '한중 우호'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신화통신은 28일 중국과 한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는 시 주석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1992년 수교 이래 무역액은 60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첨단 제조·바이오 의약·AI 등 분야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질서 수호를 강조하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이 신임 총리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유지해 온 만큼, 냉랭한 중일 관계 속에서 회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양자 외교를 넘어, APEC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연결·혁신·번영'의 메시지 속에서 미중·한중 나아가 동아시아 질서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1년 만의 시진핑 방한이 '관세 전쟁의 휴전'과 '한중 관계 복원'이라는 두 갈래의 외교 성과로 이어질지 경주의 외교 무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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