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측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SNS에 게시하지 말라"는 등 입단속 지시를 내린 정황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런베뮤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은 29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지점에서 근무했던 제보자 A씨로부터 故 정효원 씨 사망 당시의 근로환경과 회사의 대응에 대한 증언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직원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사망 소식을 알았다"며 "회사에서는 장례 소식을 전하면서 사망 원인을 '교통사고'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모 분위기도 전혀 없었고, 손님이 근로환경을 물어보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가 28일 지인에게 보낸 SNS 메시지에도 "그날 사람들이 울었지만 교통사고 정도로 알고 있었다" "녹취·촬영은 거부하라 하고, 위장 손님이 물어보면 잘 다닌다고 말하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측이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SNS에 게시하지 말라며 사태를 숨기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런베뮤 인천점은 "모든 인터뷰, 촬영, 녹취는 거절해달라" "상황 발생시 직급자에게 보고해달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면서 "개인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게시하지 말아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내부가 단단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당시 근로환경이 매우 열악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그 시기가 유난히 힘들었다. 화장실도 제대로 가기 어려웠다"며 "대부분 사회초년생이라 이런 게 당연한 줄 알고 버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경 의원은 "청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 회사가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유족에게 사과하고,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매장은 승진 직후 업무가 폭증해 오히려 퇴사하는 직원이 많았다고 한다"며 "열정과 꿈을 빌미로 청년들을 과로로 내몬 것 아닌지 철저한 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런베뮤 측은 유족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전날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강관구 대표이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은 평소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이었다"며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된다. 당사도 이러한 특수 상황을 감안해,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과로사 여부에 대해선 회사가 판단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20대 남성 직원이 주 80시간 이상 노동 끝에 과로사로 숨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해 기획 근로감독에 착수한다
우선 사건이 발생한 인천점과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본사인 주식회사 엘비엠이 감독 대상이다. 노동부는 고인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포함해 전 직원의 노동 환경 전반에 대해 점검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높은 연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베이글 카페에서, 미래를 꿈꾸던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감독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