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27일 막을 올렸다. 지난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이후 2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21개 회원국은 요동치는 글로벌 무역 환경과 미래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잇따라 방한을 예고하면서 경주는 단순한 경제협력의 장을 넘어 글로벌 외교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다. 첫 공식 일정인 최종고위관리회의(이하 CSOM)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열린다. 의장국인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정상회의 준비 상황과 함께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 구조 변화 대응'을 주요 논의 의제로 제시했다.
CSOM 결과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에 보고된다. AMM은 정상회의 직전 최종 점검 성격을 지닌 장관급 회의로, APEC 21개 회원국 외교·통상 장관이 참석한다. 회의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역 도전 과제 대응(1세션) △신기술을 활용한 역내 공급망 복원력 강화(2세션) 두 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주간이 시작된 27일 광화문의 한 전광판에 성공 개최 기원 기업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후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정상회의 본회의가 이어진다. 각국 정상들은 '경주 선언' 채택을 목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주제에 맞춰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물리적·제도적·인적 교류를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본회의는 31일과 11월1일 두 세션으로 진행된다. 1세션은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향하여'를 주제로 무역·투자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2세션은 '미래의 변화에 준비된 아시아태평양 비전'을 의제로 AI 발전과 인구 구조 변화 속 신성장 동력 발굴 방안을 다룬다.
이 기간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APEC CEO 서밋'도 함께 열린다.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글로벌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췬 회장을 비롯한 1700여명의 기업인·경제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개막식 특별연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날 오찬 연설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APEC 주간은 동시에 대형 외교 이벤트의 무대이기도 하다. 한미·미중·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며, 미중 정상이 같은 주간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부터 1박 2일간, 시진핑 주석은 30일부터 2박 3일간 각각 국빈 자격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통상 현안과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이 30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면이 이뤄질 전망이다. 회담 장소로는 부산 김해공항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이재명 대통령 간 한중 정상회담은 11월1일 개최 예정이다.
이번 APEC은 20년만의 한국 개최이자, 미중 전략경쟁과 기술패권 구도가 맞물린 복합 외교 무대로 평가된다. '경주 선언'이 다자주의 복원의 상징으로 남을지, 혹은 미중 간 세력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