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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금감원 핵심 조직, 금융현안보다 '원장 패션 전략' 집중 의혹

조직 사유화 및 정치화 논란 증폭…박범계 "운영 실태 전면 조사 필요"

박진우 기자 | pjw19786@newsprime.co.kr | 2025.10.27 11:42:33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 내부 조직이 기관장 개인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패션·메시지 전략'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직 사유화 및 정치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전문조직이 본연의 업무 대신 기관장 대외 활동 컨설팅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돼, 금감원 핵심 조직의 직무 일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핵심 분석조직인 '금융상황분석팀' 은 전임 이복현 금감원장의 외부행사 이미지 연출을 위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기관 내부의 금융전문조직이 사실상 원장 개인의 '정치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한 셈으로, 금융감독기관의 운영 취지와 조직운영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상황분석팀은 '금융감독원 조직관리규정' 제39조 제7항에 따라 금융회사의 애로사항을 수렴·파악하고 금융산업 발전 저해요인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해당 문건에는 '패션도 정치다. 티셔츠에 담긴 메시지' 라는 제목 아래 '원장님 외부행사 시에 티셔츠 문구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활용 가능' 이라는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 

금융정책이나 감독기능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사실상 이복현 전 원장이 정치인처럼 이미지 전략을 자문받는 형태를 띠고 있다. 금융산업 분석 대신 기관장 개인의 대외활동과 패션 메시지 전략을 다룬 보고서를 금융상황분석팀이 작성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 일탈이자 조직 사유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2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미 이와 관련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상황분석팀이 과거 금감원 정보팀의 이름만 바뀐 조직으로, 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필요한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며, 금융정보분석팀의 존재 목적과 운영 실태에 대한 전면 재점검 필요성이 언급됐다. 

금융상황분석팀이 제 기능을 벗어나 조직적으로 원장 중심의 활동을 수행해 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

특히 금감원 조직도를 살펴보면, 금융상황분석팀은 팀장을 제외한 전 직원의 직무가 모두 '금융관련 동향 수집 및 분석' 으로만 기재돼 있다. 다른 부서들이 개인별로 구체적인 담당 영역이 명시되어 있거나 팀 내에서도 업무 구분이 명확한 것과 달리, 금융상황분석팀만 유독 구성원 전체가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이런 불투명한 업무 구조 때문에 "예전에 검찰 내부의 범죄정보기획관실(일명 범정) 처럼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은 "금융현안 분석 조직이 기관장 개인의 홍보와 이미지 관리에 동원됐다면 금융감독원의 근간을 훼손한 행위"라며 "금융상황분석팀이 언제부터 이런 문건을 작성하게 되었는지, 또 그동안 어떤 보고서와 활동을 해왔는지 전반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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