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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부동산 온도 상승, 금리 인하 지연"

"한·미 무역협상 결과, 향후 성장 결정할 핵심 변수"

임채린 기자 | icr@newsprime.co.kr | 2025.10.23 16:38:36

23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 임채린 기자


[프라임경제] "물가가 안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금리를 내릴 순 없다. 부동산과 환율을 비롯한 금융안정 리스크를 지켜봐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하반기 들어 세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만이 지난 8월에 이어 0.25%포인트(p) 인하를 주장했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금통위원은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2명이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상·하방 요인이 공존한다"며 "부동산 시장의 온도 상승이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금융 불균형을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금통위는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인하 시점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야만 안정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상승률이 둔화, 안정되는 것도 안정의 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은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목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가되 시기와 폭은 향후 지표와 시장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물가 흐름은 안정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 근원물가는 2.0%로 나타났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5%로 전월 대비 낮아졌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선 "환율 상승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수요 압력이 크지 않고 국제유가가 안정돼 있어 물가 흐름은 당분간 2% 내외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 내년을 1.6%로 유지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만 대미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은 성장 경로를 바꿀 변수로 지목됐다.

이 총재는 "다음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윤곽이 잡힐 한·미 및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향후 성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반도체 경기의 지속성도 함께 점검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성장세를 일부 유지하겠지만 고용과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유로지역과 중국은 경기 부양에도 수출 둔화로 성장세 제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환율에 대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상승했으나 대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해외 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협상이 진전되면 환율 변동성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내달 27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자산 가격을 직접 조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며 "경기 회복 흐름을 지켜보면서 부동산과 환율 등 시장 불안이 경제 균형을 해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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